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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미국 하와이 주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 코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650만 달러)는 올해부터 달라진 골프룰에 적응하는 첫 시험무대였다.
‘필드의 과학자’로 불리는 브라이슨 디샘보는 PGA 투어에서도 시험적인 골퍼로 유명하다. 번호별로 다른 아이언의 길이를 모두 같게 만들어 사용하거나 퍼터의 길이를 짧게 만들어 낮은 자세로 퍼팅하기도 한다. 디샘보는 새로 바뀐 골프룰에도 가장 빠르게 대처했다. 개막 전 연습라운드 때부터 홀에 깃대를 꽂아 둔 채 퍼트 연습을 해온 디샘보는 실제 경기에서도 실행에 옮겼다. 1라운드 14번홀(파4)에서 약 2m 거리의 퍼트를 남겨 둔 디샘보는 깃대를 뽑지 않고 퍼트했다. 조금 강하게 친 공은 깃대를 맞고 홀 안으로 들어가 버디에 성공했다. 이어 디샘보는 16번홀(파4)에서도 홀에 깃대를 꽂아 둔 상태로 퍼트해 버디를 추가했다. 홀까지 약간의 내리막 경사가 있어 깃대를 꽂아두고 퍼트한 게 심리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선수들의 적응은 비교적 순조로워 보였다. 디샘보는 “깃대를 꽂고 퍼팅할 때 얻을 수 있는 유리함을 모두 누렸다”며 “특히 16번홀처럼 내리막 경사에서 깃대의 도움으로 공을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마크 리시먼(호주)은 어색해했다. 그는 1라운드 18번홀(파5)에서 깃대를 뽑지 않고 퍼트해 이글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처음이자 마지막 시도였다. 나는 이 같은 규정은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