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옹은 페이크' VS '개훌륭' 두 동물 예능의 극과 극 성적 왜?

'냐옹은 페이크', 입양절차 논란→추가 촬영 無 종료
'개훌륭' 1%대로 시작→6~7%대로 안착
두 프로그램의 다른 인식…동물적 관점에서 고민 필요
  • 등록 2020-01-29 오전 6:00:00

    수정 2020-01-29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반려동물 가구 1000만 시대를 맞아 TV, 영화를 비롯해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까지 동물을 소재로 다룬 콘텐츠들이 넘쳐난다. 방송사 예능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시청률 사수를 위해 육아 예능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이던 방송사들은 최근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미와 시청률에만 몰두하고 동물들의 처지는 고려하지 않은 제작 과정에 비난을 받는 등 시청자들을 사로잡기는 쉽지 않다. 극과 극 성적표로 희비가 엇갈린 ‘개는 훌륭하다’와 ‘냐옹은 페이크다’를 통해 동물 예능이 갖춰야 할 요소들을 살펴봤다.

(왼쪽부터)tvN ‘냐옹은 페이크다’ 포스터, ‘나비야 사랑해’ 측 입장문. (사진=tvN, 나비야사랑해 공식 블로그)
‘냐옹은 페이크’, 입양 절차 논란에 조기 종영

최근 선보인 ‘반려동물 예능’은 강아지를 앞세워 지난해 11월부터 방송 중인 KBS2 월요 예능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와 고양이를 소재로 지난 5일부터 방송한 tvN 일요 예능 ‘냐옹은 페이크다’가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이 중 ‘냐옹은 페이크다’는 고양이 입양 절차와 관련한 논란으로 진통을 겪다 최근 추가 촬영 없이 기존 촬영분만 방송한 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냐옹은 페이크다’ 측은 “기존 촬영 분량이 6부작 정도인데 편집에 따라 방송 횟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종방 시점은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냐옹은 페이크다’는 유선호와 펜타곤 우석이 임시 숙소에서 3~4개월간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신동엽과 배우 오정세가 고양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더빙 성우로 활약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 기획단계에서 유기묘 보호단체인 사단법인 ‘나비야 사랑해’를 통해 고양이 봉달이(고디바)를 입양했다.

그러나 유선호와 우석이 아닌 제작진이 프로그램 이후 고양이를 관리할 예정이며 고양이가 방송 촬영을 위해 단기 임대한 곳에서 지낸다는 점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나비야 사랑해’ 측은 이에 “봉달이가 당초 입양조건에 부합하지 않은 내용으로 촬영 중”이라며 ‘냐옹은 페이크’ 측에 정식으로 반환 조치를 요청했다. ‘냐옹은 페이크’ 제작진은 논란이 커지자 사과문을 발표했고, 고양이를 결국 반환했다.

사실상 조기 종영이 결정됐지만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회사원 정여름(33)씨는 “고양이들이 어떻게 입양돼 지냈는지 알게 되니 프로그램을 더 못보겠다”며 “유튜브 동물 콘텐츠를 보는 게 낫다. 유튜브 동물 콘텐츠 운영자들은 최소한 그 동물들을 직접 키우는 반려인들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양이 육아 경험도, 관련 지식도 없는 출연진을 섭외한 것부터 고양이의 입장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입양 과정, 거주지 선택에 실망스러웠다”며 “철저히 재미와 시청률 위해 동물을 이용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김선혁(24)씨 역시 “고양이가 ‘나비야 사랑해’ 측에 다시 반환된 건 일단 다행이지만 어쨌든 다시 보호소로 돌아가는 과정이 고양이에게 상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2 ‘개는 훌륭하다’ 포스터.
‘개훌륭’의 성공 비결…“책임감 일깨워”

KBS가 선보인 ‘개훌륭’은 7마리 반려견의 보호자로 연예계 ‘개 박사’로 소문난 개그맨 이경규와 개를 키워본 적 없는 배우 이유비가 ‘개통령’ 강형욱 훈련사의 제자로서 반려견 훈련사에 도전하는 에피소드들을 담는다. 기존에 방영과 폐지를 거듭한 반려동물 예능들이 워낙 많았기에 기대치가 높던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첫회 시청률도 1.9%(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시청률 기준)로 미미한 출발선을 끊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며 성장하는 이경규와 이유비의 모습, 반려동물에 대한 환상보다는 열악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며 책임인식을 심어주려는 프로그램의 메시지가 통한 분위기다. 어느덧 6~7%대 무난한 시청률로 안착에 성공했다. 월화드라마 및 기존 장수 예능 ‘대국민 토크쇼-안녕하세요’ 폐지에 따른 월요일 밤 공백을 충실히 메워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프로그램 애시청자라고 밝힌 주부 강명숙(52)씨는 “이경규와 이유비 등 출연진이 방송에 비치는 이미지, 출연 분량과 관계없이 제자의 마음가짐으로 강형욱 훈련사의 교육에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이 마음을 울렸다”며 “보통 반려동물 프로그램에 연예인이 나오면 전문가보다는 연예인 쪽에 힘을 실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프로그램은 확실히 연예인들이 한 발 물러서서 강형욱 훈련사에게 힘을 보태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주리(28)씨는 “억지로 강아지들의 귀여움을 강조하지 않고 사람을 보면 크게 짖거나 물거나, 방을 어지럽히는 등 강아지를 겪으며 느낄 수 있는 반려인들의 고충들을 여과없이 담아냈다”며 “단호한 교정을 통해 무조건 강아지가 원하는 대로 사랑을 베푸는 게 좋은 육아법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줘 결국 반려동물의 올바른 성장이 사람의 몫이며 책임이란 점을 일깨워줬다”고 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아직까지 동물을 다루는 TV 예능들이 인간의 시각과 관점에만 갇혀 동물들을 ‘대상’처럼 조명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동물’ 콘텐츠를 단순한 일회성 재미 소재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반려동물의 행동에 더빙이나 자막을 입혀 의인화하는 접근법들이 많은 것을 보면 아직까지 동물 예능이 반려동물보다는 반려동물의 심리를 알고 싶어하는 반려인들의 욕구,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려는 측면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반려인들의 책임의식, 사회적 흐름을 예능에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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