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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길은 아들 하음이와 함께 아내의 고향인 포천 관인면민회관으로 향했다. 길과 아내는 혼인신고를 하고 아들까지 얻었지만, 아직 하객들 앞에서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길의 장모는 “동네 어른들 다 모시고 면민회관에서 결혼식을 올리자”고 주장했고, 길은 이를 받아들였다.
두 사람의 예식장으로 결정된 관인면민회관은 포천 시내에서도 비포장도로를 1시간 정도 더 달려가야 하는 곳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예식장에 도착한 길은 아들 하음이에게 “하음아, 여기가 엄마랑 아빠 결혼할 곳이야. 너도 여기서 해”라고 말하며 문을 열었다.
하지만 면민회관 내부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우선 예상 하객 600명을 수용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해 보였고, 어둡고 휑한 분위기는 결혼식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MC 김구라는 “저런 곳에서 결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길은 “침착하자”며 내부 곳곳을 둘러봤고 결혼식용 3단 케이크 모형과 음향장비, 사이키 조명까지 다양한 소품들을 발견했다.
이때 장인, 장모가 찾아와 예식장은 2층이라고 알려줬고,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예식장은 단아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이에 길은 “엄청 아기자기하고 예쁘다”면서 만족스러워했다. 이후 길은 처가댁으로 향해 장모가 차려준 음식을 먹으며 예식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모님은 “어떻게든 올해 안에 마무리 하라” 고 조언했다. 길 역시 이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