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곤·강진성·유민상, KBO리그 뜨겁게 달구는 '2세 돌풍'

  • 등록 2020-07-03 오전 12:01:15

    수정 2020-07-03 오전 12:01:15

이순철 SBS 야구해설위원의 아들인 삼성 라이온즈 이성곤. 사진=삼성 라이온즈
강광회 심판위원의 아들인 NC 다이노스 강진성.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야구 2세’ 선수들의 돌풍이 매섭다. 이정후(키움), 박세혁(두산)이 이미 KBO 리그를 대표 스타로 자리 잡은 데 이어 이번 시즌에는 이성곤(28·삼성), 강진성(27·NC), 유민상(31·KIA) 등이 ‘부전자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가장 화제 되는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좌타자 이성곤이다. 이성곤은 해태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호타준족’ 이순철 감독의 아들이다. 데뷔 때부터 ‘이순철의 아들’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09년 경기고 재학 시절 청소년 대표에 뽑히는 등 재능을 인정받은 이성곤은 연세대를 거쳐 2014년 2차 3라운드 전체 32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프로 데뷔 첫 해부터 주전으로 발탁돼 신인왕에 올랐던 아버지와 달리 이성곤은 무명 생활이 길었다. 두산의 두터운 선수층에 막혀 좀처럼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결국 2017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으로 팀을 옮겼다. 삼성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나이를 계속 먹어가면서 야구를 포기할까도 고민했다.

그러다 프로 데뷔 7년 만인 2020년 빛이 찾아왔다. 이성곤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서 연속 경기 홈런 포함, 11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이후 단숨에 팀의 중심타자로 우뚝 섰다. 28일에는 생애 처음으로 1군 무대 4번 타자로 출전했다. 올시즌 1군 무대 17경기에 나와 타율 3할7푼7리 2홈런 7타점을 기록 중이다.

사실 활약상만 놓고 보면 ‘2세 돌풍’의 진짜 주역은 올시즌 NC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한 강진성이다. 강진성은 강광회 심판위원의 아들이다. 강광회 심판은 태평양 돌핀스와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선수로 활약한 적이 있다.

강진성의 페이스는 거의 MVP급이다. 1일 경기까지 마친 시점에서 43경기 출전, 타율 3할7푼1리(3위), 홈런 9개(공동 10위), 타점 36개(공동 8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1.063으로 멜 로하스 주니어(kt·1.148)에 이어 2위다.

강진성의 올시즌 연봉은 겨우 3800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활약상은 연봉 10억원이 넘는 슈퍼스타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지난해까지 8년간 117경기 출전해 홈런 3개를 때렸는데 올해 한 해만 43경기에서 3배인 9개를 쳐냈다.

kt wiz의 필승조 구원투수로 부활한 유원상과 KIA 타이거즈 주전 1루수로 자리매김한 유민상은 유승안 전 경찰야구단 감독의 아들이다. 프로에서 벌써 14년째 활약 중인 유원상은 2010년대 초반 LG에서 정상급 구원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 듯 싶었지만 이번 시즌 kt의 필승조로 되살아났다. 19경기에서 승패없이 5홀드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 중이다. 현재 유원상 없는 kt 불펜은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다.

형보다 3살 동생인 유민상은 2015년 두산에서 데뷔해 후보선수 생활을 거쳤다. 이번 시즌 KIA의 주전 1루수로 자리잡았다. 1일 경기까지 마친 현재 35경기에 나와 타율 3할2푼4리 3홈런 23타점을 기록 중이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인 이정후처럼 데뷔하자마자 스타로 발돋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이례적이다. 뛰어난 재능을 물려받았다고 해도 그것이 성공의 보증수표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아버지의 그늘은 아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곤 한다. 그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면 냉혹한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성곤, 강진성, 유원상, 유민상 등이 오랜 시간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성곤과 강진성은 각각 데뷔 7년과 9년 만에 빛을 봤다. 유원상, 유민상은 꾸준히 1군에서 활약했지만 역시 선수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아들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기회를 노리면서 준비했다. 일단 찬스를 잡고 벽을 깬다면 타고난 ‘DNA’는 무시할 수 없다. 올해 2세 선수들의 활약상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성곤은 지난 2일 삼성 선수단에 피자를 돌렸다. 7년 만에 기록한 1군 첫 홈런 기념 턱이었다. 그런데 1군 뿐만 아니라 2군에도 피자를 보냈다. 그것도 1군에 보낸 20판 보다 10판이나 많은 30판을 보냈다. 함께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2군 선수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동시에 2군에서 고생했던 시절을 잊지 않겠다는 일종의 자기 다짐이었다.

이성곤은 “아버지의 존재가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그 덕분에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거 같아 기분이 좋기도 하다”며 “길었던 2군 생활이 너무 힘들고 답답했지만 야구가 너무 좋아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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