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로나 위기서 상생 외면한 '테넷' 변칙 상영

  • 등록 2020-08-24 오전 6:00:00

    수정 2020-08-24 오전 6:04:05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새 영화 ‘테넷’이 오는 26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업계의 원성을 사고 있다. 22일과 23일 주말 이틀 간 ‘프리미어 상영’이라는 이름으로 관객들에게 먼저 선보이면서다.

‘테넷’
정식 개봉 전 대규모 유료 시사회, 전야 개봉 등은 해당 영화에 배정된 스크린 수와 상영횟수만큼 상영 중인 다른 영화들의 기회를 빼앗는다는 점에서 ‘변칙 개봉’ ‘꼼수 개봉’으로 지탄을 받는다.

‘테넷’의 프리미어 상영도 대규모 유료 시사회와 다르지 않은 변칙적 상영이었다. 22일 593개 스크린에서 1237회 상영됐다. 이는 국내 중소 영화의 상영에 준하는 규모다. 20일 개봉한 ‘남매의 여름밤’ ‘69세’ ‘태백권’을 비롯해 상영 중인 영화들이 피해를 봤다.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또 연기를 했지만 ‘국제수사’가 예정대로 19일 개봉을 했다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테넷’은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 발표로 관심을 모았다. ‘테넷’이 북미보다 빨리 국내에서 선보일 수 있게 된 건 ‘K-방역’과 신작 개봉에 힘입어 회복의 기미를 보였던 한국 영화산업의 고무적인 성과에서 기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 성과는 6월 ‘침입자’ ‘결백’ ‘사라진 시간’ ‘#살아있다’ 등의 영화들이 좌석 50%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마중물 역할을 했고 7~8월 ‘반도’ ‘강철비2: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오케이 마담’ 등이 1~2주간 시차를 둔 개봉으로 출혈 경쟁을 피하는 등 상생의 노력을 기울인 덕에 얻을 수 있었다.

그랬던 국내 상황은 최근 수도권 중심의 집단감염에 따른 전국적 대유행 위기에 또 한 번 중대 고비를 맞았다. 서울·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17일 이후 일일 관객 수가 다시 10만명대로 추락하며 불안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

‘테넷’은 개봉을 앞두고 예매율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제작비로 최소 2억 달러 이상을 들였을,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굳이 다른 영화들에 타격을 주면서 프리미어 상영을 강행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 어느 때보다 상생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 세계 영화산업의 구원투수라는 ‘테넷’의 행보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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