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항석 "누구나 할 수 있는 블루스, 함께 즐겨요" [인터뷰]

2집 '블루스브라더빅쇼' 발매
"연주자들과 함께 놀듯이 작업"
래퍼 딥플로우와 협업한 곡도
"1집보다 듣기 편한 앨범" 강조
  • 등록 2020-11-18 오전 6:10:00

    수정 2020-11-18 오전 6:10:00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블루스가 누구나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장르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블루스 밴드 최항석과 부기몬스터를 이끄는 최항석의 말이다. 밴드의 정규 2집 ‘블루스브라더빅쇼’ 발매를 기념해 이데일리와 만난 최항석은 “많은 이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블루스 음악으로 앨범을 채웠다”며 “1집도 듣기 편했지만 2집은 더 듣기 편할 것”이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모두 함께 모여 춤추고 싶다면 / 그냥 여기와서 흔들어요 / 블루스 브라더 빅쇼 /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생, 노인학교, 어린이집 / 블루스 브라더 빅쇼 다함께 할 수 있죠 - ♪’

트리플 타이틀곡 중 한 곡으로 경쾌한 사운드와 유쾌한 가사가 돋보이는 1번 트랙 ‘블루스브라더빅쇼’는 이번 앨범의 주제와 맞닿아있는 곡이다. 최항석은 앨범에 함께 실린 이 곡의 디럭스 버전에 엄인호, 김목경, 이경천, 이중산 등 ‘명인’으로 불리는 뮤지션들부터 교수, 의사, 사업가 등 일반인까지 총 36명의 연주자를 참여시켜 ‘블루스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앨범의 메시지를 더욱 또렷이 강조했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모여 노는 느낌으로 곡 작업을 했어요. 36명이나 참여했다 보니 러닝타임이 15분이 됐죠. (미소). 아, 앨범 제목의 경우 원래 주제와 메시지에 걸맞은 ‘플레잉 위드 마이 프렌즈’(Playing With My Friends )로 하려고 했다가 해외에 비슷한 제목과 콘셉트의 앨범이 있어서 ‘블루스브라더빅쇼’로 바꾸게 됐어요.”

‘꿈도 없어, 미래도 없어, 집도 없어, 좋은 차도 없어 / 빚만 있어, 뱃살만 있어, 성인병 있어, 적금 없어! 펀드 망했어, 잇몸 아프고, 보험도 없고, 술값 없어 / 술 좀 사 줘요~ 최 과장 블루스 -♪’

또 다른 타이틀곡인 3번 트랙 ‘최과장 블루스’는 ‘블루스브라더빅쇼’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곡으로 이 시대 직장인들의 애환을 주제로 했다. 최항석은 “술자리에서 만난 친구들의 이야기를 모두 합친 곡”이라고 소개했다.

“친구 중에 실제 ‘최과장’이 있어요. 자녀 학비 때문에 회사를 관두지 못하는 처지에 있는 만년 과장인 친구죠. 실제로 펀드 망한 친구도 있고요. 물론 제 이야기도 담겨 있어요. 생계를 위해 음악이 아닌 다른 일을 했었을 때 클라이언트에게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은 뒤 너무 분했지만 집에서 아이들이 뛰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에이, 그래도 어쩌겠냐. 계속 일 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던 순간을 떠올려 가사를 썼죠.”

‘한국대중음악상, 한국의 그래미상, 아무도 모르는 상, 돈은 안되는 상 / 그래도 받고 싶은 상, 한국대중음악상 -♪’

타이틀곡으로 꼽힌 또 하나의 곡인 4번 트랙 ‘한국대중음악상’은 동명의 대중 음악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곡이다. 최항석과 피처링으로 참여한 래퍼 딥플로우, 밴드 게이트플라워즈 보컬 박근홍이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대중음악상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있다. 최항석은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부분에 노미네이트 됐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딥플로우와 박근홍은 해당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받은 경험이 있다.

“원래 ‘핵꼰대 블루스’라는 곡을 하려고 했는데 마음처럼 잘 풀리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세 사람 모두 한국대중음악상과 인연이 있는 김에 그에 대한 곡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최항석은 혹시 수상을 노리고 만든 곡은 아니냐고 묻자 절대 아니라고 해명하며 웃었다. “애초에 한국대중음악시상식에는 블루스 부문이 없어요. 작년에도 록 부문 후보에 올랐었기에 수상 욕심이 없었고요. 록 부문에서 제가 상을 타는 건 좀 웃기잖아요. 그래도 작년 시상식에 갔던 이유는 뷔페를 제공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였어요. 아무튼 덕분에 맛있게 먹고 취했던 기억이 납니다. BTS(방탄소년단)도 만났고요. 하하.”

2집에는 위에 언급된 곡들을 포함해 총 9곡이 수록됐다. 최항석은 “블루스를 하는 사람은 꽤 있지만 저와 같은 밝은 느낌의 소울, 가스펠풍 블루스는 아무도 안 하는 것 같다”면서 확고한 차별점을 가진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앞서 최항석은 1집 발표 이후 타이틀곡 ‘난 뚱뚱해’로 대중과 평단의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대중음악상 노미네이트, ‘온스테이지’,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 등 제대로 상승세를 탄 바 있다. 그는 “전 그냥 즐겁게 음악 하는 사람인데 자꾸만 욕심이 생기려고 해서 최대한 가벼운 마음으로 ‘음악성 있는 척’ 하지 않으면서 새 앨범을 작업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최항석은 인터뷰 말미에 자신의 앨범을 들어주는 팬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난 뚱뚱해’ 한 곡만 듣고 마는 분들도 있는데 진짜 ‘찐팬’들은 앨범 전체를 꿰뚫고 계세요. 앨범을 내는 사람 입장에선 정말 소중한 팬 분들이시죠. ‘찐하게’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제 팬 분들 중 요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이 있다면 너무 힘들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혹시라도 대화 상대가 없다면 저에게 ‘술 한잔하자’는 SNS 메시지를 보내셨도 좋고요. 제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같이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들어드려야죠. 단, 술값은 직접 내셔야 합니다. 하하.”

최항석은 블루스 전용 소극장을 운영 중일 정도로 공연을 사랑하는 뮤지션이다. 그는 오는 12월 17일 홍대 인근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2집 발매 후 첫 공연이 있을 예정이라면서 관심을 당부했다.

“2집이 나오면서 러닝타임 2시간을 온전히 제 노래로 채울 수 있게 됐어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앞으로 많은 공연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싶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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