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윤스테이' 안방·전세계 사로잡은 윤여정의 '힙한 리더십'

'미나리'로 美 13관왕 쾌거, 오스카도 청신호
'윤스테이'로 예능 강자 입증, 첫방부터 최고 10%
"'사람'이 우선인 배우, 도전 정신과 겸손 빛 발해"
"다양성 존중하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 삶의 태도"
  • 등록 2021-01-20 오전 5:55:54

    수정 2021-01-20 오전 5:55:54

영화 ‘미나리’ 스틸컷 속 베우 윤여정.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대배우가 아닌 노배우예요, 내가 무슨 대배우야.”

3년 전 ‘대배우인 자신에게도 좌절감이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윤여정이 손사래를 치며 했던 답변이다. 자신을 그저 ‘노배우’로 불러달라던 데뷔 56년차, 일흔 네 살의 배우 윤여정은 2021년 현재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활약은 스크린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브라운관에서는 ‘윤식당2’ 이후 3년 만에 나영석 PD의 새 tvN 예능 ‘윤스테이’로 돌아와 요리 실력과 세대를 초월하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예능 강자로 급부상 중이다.

‘미나리’로 美 13관왕 쾌거…오스카 청신호

윤여정은 19일(한국시간) 영화 ‘미나리’로 샌프란시코, 세인트루이스 비평가협회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미국 연기상 총 13관왕이란 새 기록을 세웠다. 그는 앞서 LA,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콜럼버스, 그레이터웨스턴뉴욕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영화기자협회, 선셋필름서클어워즈 여우조연상에 이름을 올렸고 특히 보스턴, 샌디에이고, 디스커싱필름 비평가협회에선 오스카 유력 후보인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치열한 경합 끝에 상을 차지했다. 그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 후보에 오른다면 한국 배우 최초의 기록을 쓰게 된다. 정이삭 감독 역시 이번 작품으로 작품상 3관왕과 각본상 4관왕을 달성해 오스카 청신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땅 미국으로 이민을 택한 한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윤여정은 극중 이민자 가정의 외할머니 역을 맡았고, 가족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모든 것을 퍼주려는 한국식 정서와 영어를 하지 못해 빚어지는 어린 손자와의 미묘한 갈등 등을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외신들의 반응도 뜨겁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먼,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뉴스 오브 더 월드’의 헬레나 첸겔과 함께 ‘미나리’의 윤여정을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로 예측했고, 할리우드 리포터도 ‘보랏2’의 마리아 바칼로바와 함께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프론트러너’(유력 후보)로 내다봤다. 시상식 예측 전문 사이트인 어워즈와치는 ‘더 프롬’의 메릴 스트립 등과 같이 윤여정을 유력 여우조연상 후보 명단에 포함했다.

전문가들은 노년에 빛을 발한 윤여정의 세계적 전성기의 비결로 나이, 타이틀, 대우에 갇혀 있지 않은 그의 도전정신과 겸손을 꼽았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작품 이전에 ‘사람’을 보는 배우다. 작품이나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도전장을 내민다”라며 “좌절감에는 솔직히 대처하면서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 덕에 나이와 관계없는 무한한 가능성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만들어졌고, 그 결실들이 쌓여 ‘미나리’에서 빛을 발했다”고 분석했다.

(사진=tvN)
수평적 태도와 노력…‘힙한 어른’ 열광

지난 8일부터는 ‘윤스테이’로 파죽지세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17년 ‘윤식당’ 시즌1, 2018년 ‘윤식당’ 시즌2에 이어 이번 ‘윤스테이’로 나영석 PD와의 3년 만에 세 번째 의기투합을 했다.

사람을 대하는 소중함과 겸손은 예능에서도 드러난다. ‘윤식당’ 때에 이어 ‘윤스테이’에서도 오래된 한옥집 게스트하우스의 대표로서 숙소를 찾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최선의 서비스와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레시피 공부는 물론, 재료 준비부터 요리, 손님 응대와 반응 살피기 등 숙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책임지고 꼼꼼히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윤스테이’는 그의 살신성인을 바탕으로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등 크루들과 팀워크가 빛을 발해 첫방송부터 분당 최고 10%(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윤식당’ 때부터 그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특히 윤여정의 수평적 대화 방식과 태도에 열광한다. 시청자 강미나(24)씨는 “후배들을 ‘아랫 사람’이 아닌 가게를 운영한다는 목표와 역할을 공유한 수평적 ‘팀원’으로 인식하는 자세, 나이를 앞세워 충고하지 않고 후배들과 ‘진짜 대화’를 나누려는 태도가 느껴졌다”며 “정말 힙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다양성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에 가장 부합하는 사람이자 배우”라며 “다른 어른들에게서 쉽게 느낄 수 없는 순수한 열정과 솔직함,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가 청년 세대, 나아가 전세계에 ‘쿨함’, ‘힙함’으로 다가와 사랑을 받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93회 아카데미상의 후보는 오는 3월 15일 발표된다. “보물 같은 윤여정을 알아본 미국인들이 인정하고 찬사를 보낸다”는 정이삭 감독의 말처럼 윤여정이 기세를 몰아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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