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큼 오빠 잘아는 사람 없다"… 열성 덕질하니 '성투' 따라오네

['엔테크족'을 아시나요]
"우리 오빠 믿고 가즈아" 팬덤 투자자 늘어
음악저작권 구매해 수익으로 용돈벌고
재밌게 본 'D.P.' 제작사 투자해 '호호'
위드코로나 시행에 엔터주 관심 높아져
K콘텐츠에 NFT·메타버스 결합 상승세
  • 등록 2021-11-19 오전 4:00:00

    수정 2021-11-19 오전 4:00:00

(그래픽=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의 팬이자 하이브 투자자인 20대 여성 김씨는 지난 3월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주주총회라는 곳을 다녀왔다. 혹여나 방탄소년단이 나올까 싶어 직접 현장에 가봤지만, 오빠들 대신 양복 입은 남자들만 가득해 실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는 주주총회를 통해 알게 된 하이브의 청사진에 신뢰가 갔고, 이후 뚝심 있게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비록 몇 주밖에 없는 소액주주지만 방탄소년단과 한배를 탄 것 같아 팬심이 더욱 두터워졌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룹 브레이브걸스의 팬인 30대 남성 권씨는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에서 ‘롤린’ 음악저작권을 구매해 쏠쏠하게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 역주행 열풍으로 브레이브걸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뮤직카우에서 구매한 ‘롤린’ 1주의 가치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권씨는 ‘롤린’ 1주를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어 차익 실현은 아직 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들어오는 저작권료로 위안을 삼고 있다. 무엇보다 ‘롤린’ 저작권을 구매한 이후 브레이브걸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된 기분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엔터 콘텐츠도 즐기고 돈도 버는 ‘엔테크족’(엔터+재테크족)이 떠오르고 있다. 엔테크족은 엔터기업의 주력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수, 배우)와 콘텐츠(음악, 드라마, 영화)의 소비자 겸 투자자를 뜻한다.

이들은 재테크에 관심이나 지식이 특별하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오빠’, ‘내 가수’에게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만으로 주식을 소량 구매해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주식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우리 오빠 믿고 성투할래요”라는 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 투자 기업의 소속 가수가 새 앨범을 발표하면 구매 인증을 남기거나 스트리밍 인증을 하는 사례도 흔하다.

‘오징어 게임’ 열풍으로 엔터 콘텐츠 기업에 투자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전통적으로 기업에 투자할 때 자산, 매출, 이익 등을 투자지표로 활용하지만, 엔테크족은 작품의 흥행 여부, 차기 라인업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다. 작품이 공개되면 가장 먼저 관람하고 주변에 입소문을 내 흥행에 일조하기도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D.P.’에 푹 빠진 이후 제작사 클라이맥스스튜디오의 모기업인 제이콘텐트리 투자자가 됐다는 정씨는 “코로나 시기에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가 활기를 띠어 제작사에 관심을 갖고 투자했다”며 “일반 기업은 호재를 파악하기 어려운데, 엔터 콘텐츠 기업은 작품의 흥행이 호재라 투자 판단을 하기가 한결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와 투자를 병행하는 엔테크족이 늘어나면서 엔터주도 날개를 달았다. 하이브·SM·JYP·YG 등 대형 K팝 기획사, 제이콘텐트리·위지윅스튜디오·에이스토리 등 K콘텐츠 제작사의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상장한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이자 팬 플랫폼 버블 운영사 디어유는 상장 일주일 만에 시가총액 2조원을 터치했다. 오는 22일에는 마마무·오마이걸이 소속된 RBW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위드코로나의 시행으로 공연, 영화 등 콘텐츠가 활기를 띠면서 엔터주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오징어 게임’ 열풍과 OTT 시장 확대로 잘 만든 K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K팝 콘텐츠에 NFT·메타버스와 결합이 가속화하면서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허 팀장은 “엔터주는 다른 종목과 달리 사람(연예인)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해 변동성이 크다”며 “아티스트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기업보다는 플랫폼 진출, 신사업 등으로 성장 동력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음악저작권 투자도 새로운 엔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음악 저작권(지분)을 자유롭게 거래하고 매월 저작권료를 정산받을 수 있는 뮤직카우가 대표적이다.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 지분 구매 및 거래는 원저작권자와의 협의를 통해 저작권료 지분의 일부를 사들여 이를 주식처럼 분할해 처음 경매에 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정확한 명칭은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으로, 음악 저작권료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거래되는 것이다. 저작권을 뮤직카우 내에서 거래해 시세 차익도 챙길 수 있다. 뮤직카우에서 낙찰받은 저작권은 마켓에서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다. 브레이브걸스의 ‘롤린’과 ‘하이힐’은 올해 1월1일 대비 10월 말 각각 5472%, 4149.6%가 상승, 막대한 시세차익으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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