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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 라그나로크’ 이후 3년 만에 네 번째 시리즈로 돌아온 ‘토르 : 러브 앤 썬더’(이하 ‘토르4’)는 천둥의 신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분)가 새로운 빌런 신(神) 도살자 ‘고르’(크리스찬 베일 분)의 우주적 위협으로부터 아스가르드와 아이들을 지키고자 킹 발키리, 코르그 그리고 슈퍼히어로 마이티 토르로 거듭난 전 여자친구 제인(나탈리 포트만 분)과 팀을 이뤄 맞서는 여정을 그린 블록버스터다. 영화는 중년에 접어든 토르가 다시금 자아를 깨닫고 내적 평화를 맞는 성장담을 그린다.
‘어벤져스’ 1세대 히어로들 중 유일하게 인간이 아닌 토르는 ‘신’으로서 태어나 자신이 가진 막강한 힘과 무기는 인류를 지키는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주어진 것이라 믿는 인물이다. 다만 세계 평화를 수호하며 잇달아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연인과의 사랑에서 수차례 상처입는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고 방황하는 시간을 갖는다.
전편 ‘라그나로크’에서 부서진 묠니르(토르의 망치)가 더 막강한 힘을 지닌 새 무기로 부활하는 과정, 묠니르의 선택을 받아 마이티 토르로 거듭난 제인이 펼치는 슈퍼히어로 활약상이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관람포인트다.
새로운 빌런 ‘고르’의 존재를 크리스찬 베일 특유의 호소력 짙은 연기로 감상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고르는 우주의 힘없는 인류들을 주로 위협했던 기존 마블 세계관 속 악당들과 전혀 결이 다르다. 신을 숭배한 인류의 기도와 절규는 무시한 채,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바빴던 신들을 향한 원망이 악행을 저지르는 동기가 됐기 때문이다. ‘신들의 존재 가치는 사라졌다’고 믿는 고르와 ‘신은 인류를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 토르 간 세기의 대결을 지켜보는 것은 ‘신’과 ‘정의’, 그리고 ‘사랑’이 과연 무엇인지 수많은 생각들을 남긴다.
B급 감성과 발랄한 분위기로 전편을 이끌었던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덕분에 무겁게 가라앉을 수도 있는 극의 스토리가 경쾌한 음악, 화려한 액션과 어우러져 역동적으로 흘러간다.
‘토르 : 러브 앤 썬더’는 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