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약체 '육사오', 입소문 타고 '슬리퍼 히트'

로또로 커가는 남북 군인 우정
50억 규모 중소 영화, 100만명 돌파하며 흥행 반란
팍팍한 현실에 관객 저격한 코미디 힘
  • 등록 2022-09-07 오전 6:00:00

    수정 2022-09-07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군사분계선을 넘은 로또 한 장 때문에 모처럼 극장가에 박장대소가 타졌다. 영화 ‘육사오’(6/45)가 10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개봉한 ‘육사오’(감독 박규태, 제작 티피에스컴퍼니)는 5일까지 9일째 정상을 지키며 누적관객 117만명을 모았다. 개봉 첫날 5만 9736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한 ‘육사오’는 개봉 5일째인 28일 ‘헌트’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개봉 12일째인 지난 4일 100만명을 돌파했다.

‘육사오’는 입소문의 힘으로 개봉 이후 관객 수를 늘려가고 있다. 개봉 1주차 주말(8월 26~28일)에 36만명을 모았는데, 개봉 2주차 주말(9월 2~4일)에 40만을 모으며 전주 대비 14% 가량 관객을 늘렸다. 6일 오전 기준 CGV 골든에그지수 94%, 롯데시네마 9.1점, 메가박스 8.7점으로 멀티플렉스 영화관 3사에서 비교적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서 평가도 긍정적이다.

‘육사오’의 인기는 코미디의 힘이다. 3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에 물가 상승 등으로 좀처럼 웃을 일 없는 요즘 ‘육사오’가 팍팍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오락영화로 부상 중이다. ‘육사오’는 57억 당첨금의 1등 로또를 놓고 남북 군인들이 벌이는 협상을 그린다. 1등에 당첨된 로또가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는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남북 군인들이 당첨금을 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수령할 것인지 협상하는 과정에서 일촉즉발로 치닫다가 또 대동단결하는 모습이 웃음을 준다.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박세완 곽동연 이순원 김민호 류승수 윤병희 이준혁 신원호 등 주·조연 할 것 없이 판타지에 가까운 이야기를 능청스럽게 연기해낸 배우들의 공이 크다. SNS에서는 남북 군인들이 초코파이가 아닌 로또로 우정을 쌓다 보니 ‘공동경비구역 JSA’의 코미디 버전 같다는 후기도 많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기존에 코미디 요소를 가미한 영화들은 많았지만, ‘육사오’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논리나 개연성을 따지지 않고 ‘웃자’는 영화는 없었다”며 “코미디라는 하나의 명확한 콘셉트가 어려운 시기에 관객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육사오’는 올여름 시장에서 ‘외계+인’ 1부, ‘한산: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200억~300억원을 들인 한국영화 빅4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한 영화였다. 제작비 규모도 50억원으로 앞선 영화에 비하면 많이 작은 데다 톱스타 하나 없는 ‘노관심’ 영화였는데, 어느덧 손익분기점(165만명)을 목전에 바라보고 있다. 유명 감독 유명 배우 없이 콘텐츠 힘으로 거둔 성취다.

김종애 플래닛(‘육사오’ 홍보사) 대표는 “‘육사오’는 후발주자였던 데다가 비교적 작은 규모의 영화로 처음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영화였지만, 작품의 화려한 외향보다 기발한 상상력과 깔끔한 유머 등 작품 그 자체로 관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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