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타 몰아친 역전드라마"..박인비,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종합)

  • 등록 2015-08-03 오전 2:27:36

    수정 2015-08-03 오전 2:27:36

박인비(사진=AFPBBNews)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골프 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드디어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한국 선수 최초이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 코스(파72·6410야드)에서 열린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마지막 날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2개를 적어냈지만 이글 1개, 버디 7개로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2위 고진영(20·넵스·9언더파 279타)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우승 상금은 45만달러(약 5억2000만원)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2013년에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챔피언십을 석권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새롭게 메이저대회로 편입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 1년을 기다린 박인비는 원조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기다리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5개의 메이저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우승할 때 얻는 타이틀이다. 지금까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루이스 서그스(1957년),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크스터(이상 미국·1999년), 카리 웨브(호주·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2003년)까지 6명이 있었다. 박인비는 7번째 기록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답게 표정 변화 없이 선두권을 압박하더니 끝내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2, 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박인비는 4, 5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우승은 먼 얘기처럼 보였다. 하지만 13개 홀에서 7타를 몰아치는 집중력으로 경쟁자들을 모두 따돌렸다.

압권은 7번홀부터 10번홀까지 쉬지 않고 만들어낸 버디 행진이다. 4타를 한꺼번에 줄이며 추격전에 시동을 건 박인비는 14번홀(파5)에서 7m 거리의 이글 퍼트를 홀에 떨궈 2타를 줄였고, 13번홀에서 고진영이 보기를 적어내면서 순식간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승패는 16번홀(파4)에서 갈렸다. 그린 바로 앞에 긴 개울이 있어 타수를 줄이기보다는 지키는 것이 급선무인 이 홀에서 박인비는 버디를 잡아냈다. 반면 고진영은 두 번째 샷이 개울에 빠져 더블 보기를 기록했고, 박인비와 3타 차로 벌어졌다.

승부는 그걸로 끝이었다. 박인비는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막아냈고, 고진영 역시 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우승컵의 향방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박인비는 역사적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됐고, 고진영은 다잡은 LPGA 투어 직행티켓을 날려버렸다.

박인비는 “2,3번 홀 연달아 버디를 할 때는 컨디션이 좋은 것 같았지만 4,5번 홀 연속 보기를 하고 나서는 ‘올해도 어려워 지는 건가’라고 생각했다”며 “이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치렀더니 버디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에비앙 챔피언십을 우승해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지만 진정한 그랜드슬램을 이루려면 이 대회에서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후배 고진영에 대해서 박인비는 “재능이 많은 선수다. 분명 세계 무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위로했다.

박인비는 7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출전을 위해 귀국길에 오른다.

박인비의 우승으로 LPGA 투어 한국 선수 시즌 최다승 기록도 만들어졌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열린 20개 대회 가운데 12승을 기록, 역대 한 시즌 한국 국적 선수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종전에는 2006년과 2009년의 11승이 최다였다.

유소연(25)과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는 나란히 8언더파 280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올해 한국과 미국, 일본 메이저대회를 석권한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최종합계 4오버파 292타, 공동 31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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