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업계, 限韓令 강화 속 '그래도 중국' 외치는 속사정은?

  • 등록 2017-03-07 오전 6:30:00

    수정 2017-03-07 오전 6:30:00

빅뱅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태연 ‘파인(Fine)’ 중국 샤미뮤직 한국음원차트 1위. 씨스타 소유×엑소 백현 ‘비가와’ 인위에타이 V차트 주간 1위. 멜로디데이 ‘키스 온 더 립스’ 중국 쿠거우뮤직 일간차트 5위. SF9 ‘부르릉’ 인위에타이 V차트 주간 1위. 국내 가요 기획사들이 최근 소속 가수들의 홍보자료에 포함시켜 배포한 중국 내 차트 순위다. 한국 대중음악 업계는 새로 제작한 콘텐츠의 중국 내 반응에 큰 비중을 둔 홍보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 업계가 중국에서 현재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감안하면 의외다.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이에 반대하는 중국이 보복 조치의 하나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류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실제 중국에서 투자를 받아온 국내 기획사들 사이에서는 ‘자금줄이 막혔다’는 푸념도 들린다. 현지 업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해온 기획사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중국에서 예정됐던 한류 스타들의 공연, 촬영 일정이 취소된 경우도 이미 적지 않다.

씨스타
◇ 中 차트가 홍콩·대만서도 인기 기준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홍보 마케팅은 이 상황에서도 ‘그래도 중국’을 외치는 모양새다. 자존심도 버린 ‘외사랑’으로 폄훼할 수도 있지만 중국에서의 반응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각 기획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씨스타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측은 “중국을 제외하더라도 홍콩과 대만 등 중국어권의 다른 지역들이 아시아권에서 음반, 음원 판매와 공연 등에서 여전히 큰 시장으로 존재한다”며 “중국 차트에서의 반응은 중국어권의 다른 지역들에서도 하나의 기준으로 통용된다”고 말했다.

홍콩과 대만은 아이돌 그룹을 포함한 한류 가수들의 아시아 투어, 월드투어에 빠지지 않는 지역이다. 수익성 측면에서 그 만큼 중요한 시장이다. 그룹 빅뱅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한 10주년 투어의 대미를 지난 1월 홍콩에서 진행했다. 당시 2회에 걸쳐 총 5만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메웠다. 빅뱅이 글로벌 인기를 지닌 아이돌 그룹이기는 하지만 5만명이라는 관객의 숫자는 K팝에 대한 현지 팬들의 관심을 드러내는 수치이기도 할 터다. 방탄소년단도 올해 진행하는 월드투어 일정에 홍콩 공연을 포함시켰다. B.A.P는 지난해 월드투어에서 대만 공연을 했다.

동남아시아에서 한류의 시장 중 하나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도 중국계인 화교들이 경제,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강한 나라 중 하나다. 이를 비롯해 대중문화와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인접국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B.A.P
◇ 향후 시장공략 유리한 고지 확보

당장은 통로가 봉쇄됐지만 중국과 연결고리는 여전히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향후 한·중관계가 다시 회복될 경우 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의 콘텐츠 반응을 꾸준히 체크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도 중요하다. 중국은 ‘꽌시(관계)’의 나라라는 점에서 지금 맺어놓은 관계가 후일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GDP 세계 2위인 중국은 어찌됐든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어떤 식으로든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 막대한 이득이 보장된다.

국내 기획사들은 한한령이 본격화되면서 피해 사례가 발생했지만 누구하나 먼저 나서서 이를 공식적으로 문제삼기를 꺼리는 행태를 보였다. 이 역시 중국과의 향후 관계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더구나 중국이 한류의 주요 시장으로 급부상한 수년 전부터 한국 가요기획사들은 현지화를 위해 신인 아이돌 그룹에 중국인 멤버들을 포진시켰다. 미쓰에이 페이, 에프엑스 빅토리아, 엑소 레이, 씨엘씨 엘키, 피에스타 차오루, 우주소녀 성소, 선의, 미기 등 그 수가 적지 않다. 한한령으로 그룹 전체가 중국에서 활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해도 중국인 멤버들이 현지 활동을 하는 데는 아직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각 기획사의 중요한 콘텐츠 중 하나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들의 활동을 위해서라도 중국과의 관계는 유지돼야하는 상황이다. 한류가 하루 빨리 다른 국가로 시장을 넓혀가야 한다는 지적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재원 한양대 겸임교수는 “한류가 그동안 일본, 중국 등 특정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해오다 보니 국가간 외교관계가 악화되면 늘 피해를 입는 것은 우리나라였다”며 “중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아시아의 다른 국가, 유럽 등에서 시장을 개척해 특정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주소녀 성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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