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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최종라운드에서 나온 최다 타수 차 역전 우승이었다. 올해 펼쳐진 가장 극적인 승부였으나 그동안 쏟아져 나온 ‘역전 드라마’에 비할 바는 아니다. 선수들은 더 큰 점수 차를 뒤집고 뒤집히며 기쁨과 슬픔의 눈물로 그린을 적셨다.
남자프로골프 무대에서 나온 최다 타수 차 역전 우승은 무려 10타였다. 주인공은 유러피언투어에서만 8승을 거둔 폴 로리(스코틀랜드)다. 희생자는 장 방 드 벨드(프랑스)였다. 사건은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인 1999년 디오픈(브리티시 오픈)에서 일어났다.
18번홀(파4)에서 ‘벨드의 자멸’이 펼쳐진다. 벨드는 이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배리 번’이라는 개울에 빠뜨렸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더블보기만 해도 정상에 설 수 있었다. 그는 계속 샷을 했고 결국 3타차 리드를 마지막 홀에서 모두 날렸다. 로리는 이미 넋이 나간 벨드를 4개홀에 걸쳐 치러진 연장전에서 물리치며 정상에 올랐다.
여자프로골프 무대에서 나온 가장 극적인 드라마도 10타차 역전승이었다. 주인공은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다. 소렌스탐은 200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오피스 디포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선두 팻 허스트(미국)에 10타가 모자랐다. 소렌스탐은 4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 중이었으나 천하의 골프 여제에게도 ‘10타차’는 뒤집기가 불가능한 숫자였다.
소렌스탐이 만들어낸 이 역전극은 1985년 머핀 스펜서-데블린이 마스터카드 인터내셔널 프로암에서 기록한 8타차 역전 우승 기록을 넘어선 여자 프로골프 최다차 역전 우승 신기록이었다. 당시 미국 AP 통신은 “소렌스탐이 전례 없는 역전극으로 타이거 우즈의 경지에 올라섰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