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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대회 ‘더CJ컵@나인브릿지’ 공식 인터뷰에는 선수들과 함께 동시 통역사가 동석한다. 외국 선수의 영어 인터뷰는 한국어로, 한국 선수의 인터뷰는 영어로 말하며 선수와 취재진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3~4명의 동시 통역사가 대기 중이지만 그 중 이정화(36) 통역사가 통역을 마칠 때면 관계자들 입에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17일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최경주(47)와 김시우(22), 배상문(31)은 답변을 마치면 가장 먼저 왼쪽을 응시했다. 이 통역사는 4~5분의 긴 답변도 막힘 없이 술술 풀어냈다. 말을 더듬는 부분조차도 놓치지 않는 그의 ‘세심함’은 마치 선수가 직접 영어로 말하고 있는 착각까지 들게 한다. 선수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뿐만 아니라 제스처 호흡 등도 그대로 외신 기자들에게 전달된다.
통역사 7년차라는 이 통역사는 언니 이주희(39) 씨를 따라 통역의 길로 접어들었다. 골프 대회 통역도 언니의 소개로 처음 시작하게 됐다. 그는 “예전에 한국에서 열렸던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 때 처음 골프 통역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술술 나오는 영어 실력에 해외에 오래 거주한 경험이 있냐고 묻자 “5살부터 8살 때 미국에 있던 것이 전부다”라며 “이후 호주에 있긴 했지만 대부분 한국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 통역사의 ‘알파고 급’ 번역 비결은 메모에 있다. 한국외대 통역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통역 대학원에 들어가면 기호 쓰는 방법을 배운다. 정해진 것 없고 하다보면 자신만의 기호가 생긴다”면서 “그런데 골프 선수들의 경우 전문 용어도 많고 말이 빨라 그냥 정신없이 메모만 한다”고 한숨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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