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컵에 출현한 인공지능 통역?

  • 등록 2017-10-18 오전 6:00:00

    수정 2017-10-18 오전 6:00:00

17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정화 통역사(오른쪽)를 김시우(왼쪽)가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고 있다.(사진=KPGA)
[서귀포=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완전 통역 알파고네 알파고야.”

국내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대회 ‘더CJ컵@나인브릿지’ 공식 인터뷰에는 선수들과 함께 동시 통역사가 동석한다. 외국 선수의 영어 인터뷰는 한국어로, 한국 선수의 인터뷰는 영어로 말하며 선수와 취재진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3~4명의 동시 통역사가 대기 중이지만 그 중 이정화(36) 통역사가 통역을 마칠 때면 관계자들 입에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17일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최경주(47)와 김시우(22), 배상문(31)은 답변을 마치면 가장 먼저 왼쪽을 응시했다. 이 통역사는 4~5분의 긴 답변도 막힘 없이 술술 풀어냈다. 말을 더듬는 부분조차도 놓치지 않는 그의 ‘세심함’은 마치 선수가 직접 영어로 말하고 있는 착각까지 들게 한다. 선수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뿐만 아니라 제스처 호흡 등도 그대로 외신 기자들에게 전달된다.

이 통역사는 원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쪽에선 인정받은 일꾼이다. 약 4년 전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동시통역을 맡고 있다. 박인비(29)나 유소연(27) 등 영어 꽤 한다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통역 진짜 잘하는 언니’로 통한다. 앞서 끝난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도 유소연은 답변 후 두 눈을 동그랗게 드며 이 통역사를 한참동안 응시하기도 했다. 업계에 입소문이 나 이번에 PGA 투어 대회에서도 중책을 맡게 됐다.

통역사 7년차라는 이 통역사는 언니 이주희(39) 씨를 따라 통역의 길로 접어들었다. 골프 대회 통역도 언니의 소개로 처음 시작하게 됐다. 그는 “예전에 한국에서 열렸던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 때 처음 골프 통역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술술 나오는 영어 실력에 해외에 오래 거주한 경험이 있냐고 묻자 “5살부터 8살 때 미국에 있던 것이 전부다”라며 “이후 호주에 있긴 했지만 대부분 한국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 통역사의 ‘알파고 급’ 번역 비결은 메모에 있다. 한국외대 통역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통역 대학원에 들어가면 기호 쓰는 방법을 배운다. 정해진 것 없고 하다보면 자신만의 기호가 생긴다”면서 “그런데 골프 선수들의 경우 전문 용어도 많고 말이 빨라 그냥 정신없이 메모만 한다”고 한숨 쉬었다.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한사코 거절한 이 통역사는 “대회 주인공은 선수니 선수에게만 관심이 쏠렸으면 좋겠다”며 “나 말고도 훌륭한 선배들이 많다. 이렇게 관심 받는 것도 그분들께 죄송스러울 정도로 뛰어난 분들이다”라고 손사래를 치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정화 통역사가 세 번의 요청 끝에 통역 때 기록한 노트를 꺼내 보여주고 있다.(사진=조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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