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0.01초로 울고 웃고…평창서 명승부 속출

차민규, 100분의 1초 느려 銀
알파인스키·봅슬레이 남 2인승
두 명(팀) 기록 같아 공동 金
  • 등록 2018-02-21 오전 6:00:00

    수정 2018-02-21 오전 7:34:48

차민규가 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할 때 0.01초라도 줄이기 위해 발을 앞으로 뻗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평창특별취재팀 조희찬 기자] ‘0.01초의 싸움.’

동계스포츠에서 시간 싸움이 워낙 치열하다는 것을 묘사하기 위한 표현이다. 비유와 달리 실전에서 0.01초로 승부가 가려지는 장면은 흔하지 않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선 유독 ‘0.01초’ 싸움이 자주 연출됐다. 썰매 종목인 루지는 0.01초 차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1000분의1초 단위로 기록을 잰다. 쇼트트랙은 속도경쟁에 앞서 순위경쟁이어서 0.01초의 다툼보다 비디오 판독이 나올 정도로 더 정교한 승부를 겨룬다.

◇ 차민규, 0.01초 차로 금메달

차민규(25)는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는데) 짧은 다리가 아쉽다”며 현장에 있던 이들을 폭소하게 했다.

차민규가 툭 던진 농담 한마디에는 진심도 담겨있다. 그는 이날 1위 선수에게 0.01초가 부족해 패했다. 그의 말대로 키가 조금만 더 컸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격차다. 이종훈 스포츠평론가는 한 방송에 나와 “그게 농담 같지만 굉장히 만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1cm만 더 컸더라면 0.01초 차는 극복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민규는 0.01초 승부의 은메달이지만 기쁨은 금메달 이상이었다. 그는 “(내게 0.01초란)‘짧은 다리’”라며 “금메달가지 바라볼 수 있겠다 했는데 아쉽긴 아쉽다. 솔직히 상대 선수들이 실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재치있는 답변을 내놨다.

동계올림픽 최초로 스노보드와 알파인스키에 동시 출전한 체코의 에스터 레데츠카도 0.01초의 수혜자다. 그는 주종목이 스노보드지만 지난 17일 정선 알파인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1분 21초11 만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1위로 골인했다. 2위를 차지한 안나 파이트(오스트리아)와는 불과 0.01초차였다. 경기 후 레데츠카는 리더보드를 한참이나 뚫어지게 쳐다봤다. 0.01초 차까지 숫자를 몇 번이나 머릿속으로 센 그는 끝까지 멍한 표정을 유지해 관중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 봅슬레이, 0.01초 같아 금메달

0.01초의 냉정한 승부조차 승자와 패자를 가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19일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대회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경기에선 캐나다의 저스틴 크립스-알렉산더 코파치와 독일의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토르스텐 마르기스가 1~4차 시기 합계 3분16초86을 기록해 100분의 1초까지 같은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과는 공동 금메달. 봅슬레이가 100분의 1초까지만 기록을 재기 때문이다. 이날 캐나다와 독일은 함께 금메달을 가져가게 됐다. 4차 시기 가장 마지막 조였던 캐나다와 이를 지켜보던 독일팀 모두 경기가 끝나자 얼싸 안고 기뻐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시상대에는 네 명이 사이좋게 올라섰다. 은메달 수상자의 자리는 비워둔 채였다. 크립스는 이 ”특별한 순간”을 맞이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올림픽 봅슬레이 종목에서 공동 금메달이 나온 건 이번이 두 번째다.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 남자 2인승에서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똑같은 기록으로 금메달을 나눠가졌다.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이후 평창올림픽 전까지 공동 메달은 총 9번 나왔다. 이번이 10번째다. 이전까지 가장 최근 나온 공동 메달은 2014년 알파인스키 여자 다운힐 결선에서 나온 티나 메이즈(슬로베니아)와 도미니크 기신(스위스)의 공동 금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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