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부상도 못 막은 강철 ‘SON’…차붐 넘어 빅리그 득점왕 겨눈다

아시아 선수 최초 유럽 빅리그 정규리그 통산 100호골
4경기 6골로 EPL 득점 공동선두…올해 득점왕 노린다
  • 등록 2020-10-06 오전 6:00:11

    수정 2020-10-06 오전 6:0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뒤 팀동료 해리 케인과 함께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최근 화제가 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다큐멘터리 ‘ALL or NOTHING’ 토트넘 편. 전날 애스턴빌라와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다음 날 아침 팔꿈치가 크게 부어올라 있었다. 그런데 자기공명영상법(MRI) 같은 정밀검사를 받는 것을 거부했다. “움직이는데 문제가 없다. 다음 경기를 뛰고 싶다”며 고집을 피웠다.

결국 손흥민은 의료진의 반복된 설득에 못 이겨 정밀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골절이었고 수술이 불가피했다. 뼈가 부러진 큰 부상을 당해 통증이 찾아와도 손흥민의 머리 속에는 오로지 경기 생각뿐이었다.

지난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 구장. 햄스트링(허벅지 안쪽 근육) 부상을 당했다던 손흥민이 깜짝 선발로 나와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그의 활약으로 토트넘은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무려 6-1로 크게 이겼다.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됐다. 지난달 28일 뉴캐슬전에서 손흥민이 전반전만 마치고 교체된 뒤 무리뉴 감독은 침울한 표정으로 “손흥민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A매치 휴식기가 끝나는 10월 하반기에나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손흥민은 불과 8일 만에 돌아왔고 골폭풍을 몰아쳤다. 손흥민은 “난 분명히 다쳤고 걱정이 많았지만 내 햄스트링에 마법이 일어났다”고 말한 뒤 웃었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정신력과 의료팀의 노력 등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다”며 “위기가 있었지만 그는 극복해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맨유전에서 보여준 기적 같은 활약은 그가 단순히 축구만 잘하는 선수가 아님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축구 변방 국가에서 태어났음에도 세계 정상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남다른 정신력이었다. 몸을 사리지 않고 팀과 동료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마인드가 뼛속까지 자리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자신이 넣은 골보다 동료 해리 케인의 골을 도운 어시스트에 더 큰 의미를 뒀다. 그는 “맨유는 빅클럽이기 때문에 우리는 냉정하고 이타적이어야 했다”며 “그동안 케인이 내게 많은 어시스트를 해준 반면 나는 그러지 못해 부담이 있었는데 오늘 케인에게 어시스트를 해서 더 기뻤다”라고 말했다. 긴 설명 없이 손흥민이 감독과 동료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이 인터뷰가 잘 보여준다.

토트넘 입단 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유럽 빅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이탈리아 세리에A·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총 98골을 기록했다. 1978년부터 1989년까지 분데스리가에서만 활약한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2골을 추가하면서 유럽 빅리그 100골을 채웠고 차범근 감독도 확실히 넘어섰다.

손흥민은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3년 동안 분데스리가 73경기에서 20골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레버쿠젠으로 옮긴 뒤 62경기에서 21골을 쓸어담았다. 2015년 8월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이날 맨유전 포함, 프리미어리그 164경기에서 59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이미 지난해 11월 차 전 감독이 쓴 유럽 무대 공식전 최다 골 기록(121골)을 경신한 바 있다. 이날 2골로 손흥민의 유럽 무대 최다골은 141골로 늘어났다. 그밖에도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EPL에서 한 시즌 10골-10도움 이상을 올리는가 하면 올 시즌 2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선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에서 한 경기 4골을 터뜨린 선수가 됐다. 아시아 축구와 EPL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아시아 축구 사상 ‘최고의 별’이라 꼽아도 전혀 손색없다.

이제는 더 높은 대기록까지 바라보고 있다. 시즌 중 부상 없이 컨디션만 잘 유지한다면 득점왕 경쟁까지 뛰어들 수 있다. 손흥민은 현재 올 시즌 정규리그 4경기에서 6골을 터뜨려 득점 공동 선두에 나섰다. 시즌 마지막까지 페이스를 꾸준히 이어간다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14골(2016~17시즌) 기록을 넘어 EPL 득점왕까지 노려볼 만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표팀 소집이 어렵다는 점은 오히려 손흥민에게 행운이다. 손흥민은 그동안 1년에 몇 차례씩 대표팀 경기 출전을 위해 장거리 비행을 왕복으로 소화했다. 하지만 올해는 A매치가 대거 연기된 상태. 여행 피로 없이 최상의 몸상태로 소속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손흥민이다. 앞으로 또 어떤 새 역사를 쓸지 그의 다음 경기가 기다려진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