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역전극' 강동궁 "3세트 진 뒤 승부 접었다...상상도 못한 우승"(인터뷰)

  • 등록 2021-06-22 오전 2:03:31

    수정 2021-06-22 오전 2:04:03

대역전드라마를 쓰면서 프로당구 PBA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한 강동궁. 사진=PBA 제공
[경주=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3세트까지 졌을 때는 우승 기대를 접었습니다. 아직도 실감이 안납니다”

기적 같은 역전드라마를 쓰면서 프로당구 2021~22 PBA우승을 달성한 ‘헐크’ 강동궁(SK렌터카)이 환하게 웃었다.

강동궁은 21일 경상북도 경주시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2021~22시즌 PBA투어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PBA 결승전에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스페인)를 세트스코어 4-3(3-15 10-15 14-15 15-2 15-14 15-13 11-9)으로 눌렀다. 1~3세트를 먼저 내주고 벼랑 끝에 몰렸지만 4~7세트를 내리 따내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강동궁은 PBA 출범 후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우승 상금 1억원의 주인이 됐다. 지난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결승에서 사파타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도 날려버렸다.

강동궁은 이번 우승으로 PBA에서 프레드릭 쿠드롱(SK렌터카·벨기에)과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TS샴푸·그리스)에 이어 3번째 멀티 우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해외선수가 아닌 국내선수가 멀티 우승을 이룬 것은 강동궁이 처음이다.

강동궁은 “이렇게 이길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얼마 전에 어머니가 꿈속에 나타나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았는데 좋은 징조였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강동궁의 우승 인터뷰 일문일답.

-우승 소감을 밝혀달라.

△이렇게 이길 줄 상상도 못했다. 얼마 전에 좋은 꿈을 꾸긴 했는데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너무 기분이 좋다.

-어떤 꿈을 꿨나.

△어머니가 많이 아프셨다. 그런데 며칠 전에 어머니가 기분 좋게 웃으면서 내 꿈에 나타났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았는데 그게 좋은 징조였던 것 같다.

-3세트까지 밀렸을 때 어떤 생각이었나.

△1점을 남기고 패했을 때 사실 승부에 대해선 접었다. 한 세트만 더 지면 끝이니까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을 갖고 나니 팔도 가벼워지고 공도 잘 맞기 시작했다.

-지난 왕중왕전에서 접전 끝에 사파타에게 패했다. 설욕하고 싶은 마음 있었을 텐데.

△이제껏 당구 시합에서 그렇게 큰 상금이 걸린 시합이 처음이었다. 마지막에 아깝게 져서 잠도 많이 설치고 힘들었다. 다행히 생각보다 그 아픔을 치유하는 우승이 빨리 찾아와 고맙다. 사파타는 아마추어 때부터 꾸준히 봤는데 PBA에 와서 실력이 일취월장한 것 같다. 쉽게 이길 수 없는 선수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결승전에서 심적으로 부담되는 선수가 많지 않았는데 사파타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눈물이 났나.

△눈물을 흘리려고 했는데 눈물이 안 났다. 그냥 감격만 컸다. 첫 우승이었다면 심적으로 더 울컥했을 텐데 상상도 못한 우승이라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왜 우승을 상상하지 않았나.

△이번 시합에 오기 전에 팔꿈치가 너무 안 좋았다. 시합을 포기해야 하나 생각마저 했다. 예선전부터 팔에 무리가 많이 갔다. 진통제를 계속 먹고 찜질하면서 경기를 했다. 그런데 이기는 루트가 심상치 않았다. 그래서 팔이 부서지더라도 강하게 치자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세게 치는 것을 자제했는데 올라갈수록 욕심이 나서 부담을 털고 공을 쳤다.

-사파타가 두 번이나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그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뭔지는 모르겠는데 이번 시합을 하면서 좋은 기운이 있었던 것 같다. 매치 포인트에서 이상하게 안 맞을 거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그런데 진짜로 두 번이나 사파타가 괜찮은 공을 놓쳤다. 행운이 내게 찾아온 것 같다.

-언제부터 역전 희망을 가졌나.

△솔직히 3세트까지 지고 나서 마음이 조금 더 편했던 것 같다. 져도 된다는 생각도 했다. 쫓기는 사람보다 쫓아가는 입장에서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 승부에 대한 기대는 3세트 끝나고 일찍 접었다. 멋있는 공만 치자는 생각으로 편하게 쳤는데 오히려 경기가 잘 풀렸다.

-국내 선수로서는 PBA 첫 멀티 우승이다. 어떤 마음인가.

△두 번째 우승인데 PBA에 처음 왔을 때는 적응을 못 해서 평생 우승 못할 줄 알았다. 슬럼프도 많이 겪었다. 당구를 치면서 이렇게 변화를 많이 준 적은 거의 없었다. 아마 때도 그렇고 실력에 비해 상복이 다른 선수보다 조금 더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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