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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시즌보다 더 치열한, 올가을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 배우 정재영(41)의 말이다. 연기만 9단인 줄 알았더니 능청도 수준급이다.
"우린 `칸의 여왕` 전도연이 있잖아요. `카운트다운` 개봉을 즈음해 `도가니` `의뢰인` `투혼` 등 극장에 걸리는 화제작이 많아 신경이 쓰이지만, 걱정은 안 해요. 다른 건 몰라도 여배우는 우리 작품이 최고일 걸요? 하하."
끝까지 "여왕이 납신다"며 흥행을 떠밀듯 했는데, 달리 해석하면 상대배우 전도연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도 됐다. 그는 실제로도 인터뷰의 상당 시간을 `그녀` 이야기로 메웠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세월에서 고작 1년 빠지는 9년을 돌고 돌아 한 작품에서 다시 만났으니 감회가 새로울 법도 했다. 그 사이 정재영은 `중고신인`의 꼬리표를 떼고 충무로에서 연기의 외연을 넓혔고, 전도연은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배우로 우뚝 섰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피도 눈물도 없이`(2002년) 촬영 당시로 흘렀다.
정재영은 한술 더 떠 "내가 아는 여배우 중 최고"라는 말도 했다. 그러다 문뜩 그간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수애(`나의 결혼 원정기`), 이나영(`아는 여자`) 등의 얼굴이 떠올랐는지, "이렇게 말하면 그분들이 서운해 하려나?" 혼잣말처럼 되묻고는 "나이로도 도연이가 최고고요"라며 허허 웃었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카운트다운`은 10일 이내 자신의 목숨을 구해야 하는 냉혹한 채권추심원이 미모의 사기전과범과 벌이는 위험한 거래를 담은 액션 드라마다. 정재영은 극 중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남자 태건호 역을 맡아 웃음기 하나 없는 차가운 내면 연기를 펼친다. 지금껏 그가 맡은 어떤 캐릭터보다 냉혹하고 무미건조한 남자다.
그러면서 극 중 또 한 명의 여배우를 눈여겨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다름 아닌 이번 영화로 연기에 첫발을 뗀 미쓰에이의 민이었다. 극 중 민은 차하연이 어린 시절 실수로 낳은 딸 현지로 출연해 반항아적인 면모를 보인다.
정재영은 "민의 연기력은 극 중 엄마로 나오는 전도연도 인정을 했다"라면서 "한마디로 천재 과다. 요즘 아이돌은 정말 만능인 듯하다. 못하는 게 없다"고 신기해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고 녀석은 호칭이 마음에 안 든다. `오빠`라고 부르랬더니 `선배님` 하더라"고 21살이나 어린 민에게 귀여운 불만을 토로해 웃음을 안겼다. 연기 고수와 여왕, 신동이 만난 `카운트다운`은 오는 9월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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