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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동안 경기해 가장 적은 타수를 기록한 선수가 우승하는 스트로크 플레이와 달리 1대1로 맞붙어 매 홀 승부를 내는 매치 플레이는 박진감이 넘친다. 승부욕이 강한 선수일수록 더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하는 게 매치플레이다.
16일부터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은 국내 여자 골프대회 중 유일한 매치플레이 경기다. 첫날부터 흥미진진한 경기가 펼쳐졌다. 김해림(29)은 백규정(23)을 상대로 13번홀까지만 경기하고 이겨 가장 빨리 경기를 끝냈다. 우승까지는 7라운드를 해야 하는 장기전에서 김해림은 체력적인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반면 장하나(26)와 이선화(32)는 18홀까지 경기했지만 승부를 내지 못했다.
매치플레이는 스트로크 플레이와 전혀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박인비는 “상대가 잘 치더라도 나 역시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경기 초반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다. 좋은 기회를 잡고도 번번이 버디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에 반해 최혜용은 기회가 올 때마다 버디를 성공시켰다. 흐름이 바뀐 건 12번홀이다. 최혜용이 이날 처음 보기를 하면서 분위기가 박인비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게다가 13번홀에서 박인비의 멋진 칩인 버디까지 나오면서 최혜용의 기를 꺾었다. 박인비는 “경기 초반 최혜용의 경기력이 좋아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상대가 좋은 경기를 할 때 주눅이 들기보다 나도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13번홀에서의 칩인 버디는 분위기를 바꾸는 터닝포인트였다”고 승리 원동력을 찾았다.
자신감도 중요한 요소다. 최혜진은 “매치플레이에서는 실수를 하면 다음 홀에서 만회가 가능하기에 자신이 있으면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경기해야 한다”며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소극적인 경기를 하는 스트로크 플레이와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또 “스트로크 플레이는 나만 잘 치면 되지만 매치플레이에서는 상대의 결과를 보고 다른 방법으로 공략할 수도 있어 좀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매치플레이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