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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규의 1년 전과 지금은 180도 다르다. 2017년 688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로 뜬 덕분이다. ‘범죄도시’에서 악인 장첸의 오른팔 위성락 역으로 날카로운 눈빛을 번뜩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진선규는 영화 한 편으로 10여년의 무명 설움을 벗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극한직업’은 ‘범죄도시’로 스타덤에 오른 뒤 캐스팅된 첫 영화다.
진선규는 1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영화 포스터에 자신의 얼굴과 이름이 소개된 것을 감격해하며 “제 고향 친구들이 정말 좋아한다”며 “친구들이 좋아하니까 나도 좋더라”고 웃었다.
‘범죄도시’ 전과 후의 대우는 달라졌지만 진선규 자신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공식 스케줄이 없을 때면 여전히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진선규는 “머리가 길어서 그런지 모자를 쓰면 아무도 못 알아본다”고 자신을 낮췄다.
진선규가 이번 영화에서 맡은 역할은 마약반의 트러블메이커 마형사 역이다. 마약반이 치킨집 위장수사를 시작하면서 트러블메이커에서 팀의 에이스로 부상하는 캐릭터다. 진선규는 “‘범죄도시’를 하고 나서 그런 비슷한 역할 제안을 많이 받을 때 ‘극한직업’의 시나리오를 받았다”며 “시나리오도 재미있었지만 정반대의 캐릭터에 더 욕심이 났다. 무엇보다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역할이 컸다”고 작품에 끌렸던 이유를 솔직하게 얘기했다.
진선규는 이번 영화에서 코미디 연기뿐 아니라 멜로 연기도 선보일 수 있었다. 상대역을 맡은 이하늬와 과격(?)한 키스신은 언론시사 이후 화제였다. 진선규는 “보면 알겠지만 그게 어떻게 키스신이라고 할 수 있겠냐”며 로맨틱함과 거리가 먼 장면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진선규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배역을 따내기 위해서 오디션을 보러 다녀야 했던 입장이었는데 시나리오를 건네받는다는 지금의 현실을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며 ‘범죄도시’에 이어 ‘극한직업’이 제2의 대표작이 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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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머리가 많이 길었다(웃음). 카메라 마사지란 게 있나 보다. 친구들이 얼굴에 뭐했냐고 묻는다.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알아봐주시고 오디션을 보지 않고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는 게 달라진 것 같다.
△무명의 배우들 꿈꾸는 일이 저한테 일어났다는 게 묘했다. 1년 전만 해도 ‘나는 언제쯤 오디션을 보지 않아도, 역할 제안을 받을 수 있을까’를 생각했었다. 신기할 뿐이다.
-코미디 연기가 어렵지는 않았나.
△코미디 연기가 처음은 아니지만 연극과 영화는 확실히 다르더라. 연극은 그때그때 연기가 아쉬워도 극을 계속 진행하면서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받여들여지는 부분이 있는데 영화는 순간순간 잘해야 한다는 게 어려웠다. 다행히 마약반 5형제의 호흡이 정말 좋아서 내가 부족해도 기댈 수 있는 지점이 있었다. 코미디 연기가 어려워서 처음에는 부담도 됐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빨리 가고 싶다’고 느낀 촬영 현장이었다.
-마형사가 닭 요리를 맡는데 촬영 전에 요리를 좀 배웠나.
△요리 학원 가서 발골 기술을 배웠다. 엄청 썰었던 것 같다. 한 가지 안 건 치킨은 튀기고 나서 바로 먹었을 때 진짜 맛있다. 기름에 튀긴 후 바로 건져서 먹으면 그 맛이 정말 환상적이다.
-잘하면 이 영화로 치킨 광고도 노려봄직한데.
△어떻게 알았나. 안 그래도 우리끼리는 ‘극한직업’이 잘돼서 5명이 다 같이 치킨 CF를 찍으면 얼마나 좋을까란 얘기를 한 적 있다(웃음). 저희 케미가 정말 좋다.
-‘극한직업’에서도 이병헌 감독의 대사발이 어김없이 발휘됐다. 기억에 남는 대사나 장면이 있나.
-‘범죄도시’의 이미지가 깊이 각인돼있는데 ‘극한직업’을 통해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범죄도시’는 내 연기 인생에서 대중적으로 나를 많이 알려준 작품이고 처음으로 큰상을 받게 해준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사람들이 실제로 무서워할 만큼 센 캐릭터였는데 ‘극한직업’은 그것과 정반대되는 역할이다. 이제부터 보여드릴 게 많으니까 비슷한 것보다 장르도 다르고 이미지도 다른 것으로 대표작이 생겼으면 좋겠다. ‘범죄도시’가 첫 번째 대표작이라면 ‘극한직업’이 또 다른 대표작이 됐으면 좋겠다.
-아내도 배우인데 진선규가 부럽겠다.
△같은 학교에서 같이 배우고 졸업하고 활동하고 결혼하면서 아이를 낳고 육아하면서 7년 가까이 아내, 엄마 역할을 하고 있다. 고맙게도 아내는 지금의 자신의 역할은 엄마인 게 맞다고 확고히 생각한다. 아이들이 조금은 자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그때 다시 왕성하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인 것 같다. 나한테는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7년간 나를 응원해줬는데 지금의 상황을 나보다 더 좋아한다.
-진선규의 전성기가 시작됐다고 싶은 게 ‘극한직업’ 이후로 바로 다음 달에는 ‘사바하’로 관객과 또 만난다.
△감사하게도 올해는 좀 더 자주 관객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극한직업’을 시작으로 이후에 나올 영화까지 잘 됐으면 좋겠다. 영화가 잘 돼야 저도 돋보일 수 있는 거다. 더 많은 대표작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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