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엠블랙 미르 "유튜버 새 삶…'동네오빠' 같단 말 좋아"

엠블랙→사회복무요원→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지오 형 지원 사격…진솔한 이야기 들려주고파"
"연습생·신인 고민 상담도…다시 태어난 기분"
  • 등록 2019-10-01 오전 8:00:00

    수정 2019-10-01 오전 8:03:11

그룹 엠블랙 미르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미르방-MIRBANG’.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헤어밴드를 한 채 조심스레 팩을 펼쳐 바르고 눈물이 핑 도는 따가움을 이겨내며 왁싱을 받는다. 오랜 기간 머리를 만져준 샵에 들러 직원과 가벼운 수다를 떤다. 이따금씩 꼬리를 흔드는 반려견의 움직임 말고는 적막이 감도는 쓸쓸한 집, 스케줄이 없을 땐 누군가와 한마디 대화 없이 하루가 마무리될 때가 많은 나날.

그룹 엠블랙의 미르(29·본명 방철용)가 최근 유튜브 채널로 공개하는 일상이다. 솔직한 입담, 아이돌 시절이었다면 볼 수 없었을 친근한 일상과 면모에 시청자들 사이에선 ‘미르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이 따른다. 엠블랙 미르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1~2년을 죽은 듯이 지내다 살아보려 시작했는데 요즘은 제 유튜브를 보고 진지하게 상담을 요청하는 신인·연습생 분들도 정말 많아졌다”며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쁨과 시청자분들의 진심 어린 응원에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살고 있다”고 전했다.

“진솔함 전달하고파”…엠블랙 지오 지원사격도

미르는 지난 8월 유튜브 ‘미르방-MIRBANG’ 채널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사회복무요원 소집해제를 한 뒤 약 1년 만이다. 아직 구독자 수는 3만여명 정도로 걸음마 단계이지만 그가 올린 영상은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어그로 없는 솔직 대담한 연예계 썰’, ‘화려한 모습 뒤 쓸쓸한 일상까지 보여주는 진솔함’이 묘미라는 반응이다. 특히 그가 지난달 업로드한 ‘내가 아이돌 때 벌었던 금액? 솔직한 수입공개’ 영상과 연예인병에 걸렸던 자신의 과거를 회고한 ‘최악의 연예인병 말기 증상’ 영상은 각각 조회수 65만회, 27만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미르는 “다른 연예계를 다룬 유튜브 콘텐츠 내용이 거짓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연예인 당사자 입장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해선 바로잡고 싶었고, 내 생각은 이렇다는 견해를 전달하고 싶어 아이돌로서 제 일상과 이야기를 다루기로 했다”며 “많은 분들이 연예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쪽을 지망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만큼 제대로 된 명분 하에 정보와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나의 이야기를 전달해주고 싶던 고민이 ‘진솔함’이란 반응으로 통한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물의 왕국’, ‘아육대(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 뒷 이야기’ 등 일부 자극적인 요소들로만 연예인이란 직업이 조명되길 원치 않았어요. 연예계 이야기를 하더라도 이 직업에 종사 중인 다른 분들께 절대 피해를 주지 말자, 이런 부분이 부각되고 있다면 그 이면의 다른 부분도 알려 바로잡을 기회가 되자고 생각했죠.”

오랜 공백 끝에 1인 방송 크리에이터로 나서게 된 이유도 밝혔다. 미르는 “사회복무요원 근무 전날까지 방송을 쉬지 않았지만 2년 만에 소집해제 후 만난 세상은 너무 많은 게 변해 있었다”며 “함께 방송을 하는 사람들도 바뀌어 있었고, 끊임없이 들어오던 방송 스케줄은 뜨문뜨문해졌다. 바뀐 세상에 적응하지 못해 공백기를 그대로 보냈다. 1~2년을 죽은 듯이 지내다 문득 ‘스스로 뭔가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운동과 디제이 활동을 하며 유튜브에 관심을 돌린 것”이라고 밝혔다.

일찍이 크리에이터로 전향한 엠블랙 멤버 지오의 독려와 응원도 한 몫했다고. 미르는 “지오 형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을 때부터 ‘제대하자마자 바로 시작해, 지금도 이미 늦은 거야’라며 강하게 권유했다”며 “TV 프로그램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넘쳐나는 연예인들이 출연하기에는 풀이 좁은 환경이다. 누가 알아봐주고 뽑아주기 전에 내 스스로 나를 알려야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용기내기까지 힘들었지만 준비 과정에서 지오형이 정말 많은 응원과 도움을 줬다. 더욱 분발해야겠다고 다짐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미르방-MIRBANG’ 영상 화면 캡쳐)
남성 팬 늘어…연예인 고민상담도

스스로 움직이자 변화는 일기 시작했다. 처음 개설할 때까지만 해도 여성팬들의 비중이 95%를 차지하던 유튜브 채널에 남성팬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미르는 “콘텐츠를 어느 정도 올리고 난 뒤 현재는 제 채널 구독자의 80%가 남성이시다. 이렇게 채널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저란 사람을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다양해졌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다”며 “‘친근해졌다’, ‘동네오빠 같다’, ‘건승하셨으면 좋겠다’는 응원과 호평에 매일 힘이 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사에 달린 악플이 두려워 댓글조차 읽지 못한 제가 요즘은 댓글을 읽기 시작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방송 뒤 그의 인스타그램에 진지하게 진로, 인생 고민을 털어놓는 후배 연습생, 연예인들의 DM(다이렉트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미르는 “유튜브에 아이돌 시절 제 이야기를 털어놓고 난 뒤 연습생과 신인 아이돌분들의 상담을 정말 많이 받고 있다. 데뷔한 지 3년이 됐는데도 소화한 스케줄이 손에 꼽아 고민이라는 사례도 있었다. 그 고민들이 제가 다 겪었던 부분이기에 마음이 아팠고, 미약하게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소집해제 하기 전보다 유튜브를 시작한 뒤 들어오는 스케줄이 더 많아졌어요. 강의가 들어오고 있고, 누군가의 상담사가 되기도 하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제의도 늘어나고 있죠. 아이돌 시절 회사와 매니저에 오롯이 의존해 기계적인 삶만 살았다면, 지금은 매니저형이 도와주겠다고 해도 스튜디오 방송 외 모든 스케줄을 저 스스로 소화해내고 있어요. 서른살을 앞두고서야 만난 ‘내 삶에 내가 책임지는 삶’이 재미있거든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콘텐츠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뷰티에 관심이 많아요. 지금도 서서히 올리고 있는데 앞으로 ‘남자들을 위한 뷰티 관리’ 영상, 브이로그를 열심히 올릴 예정이에요. 또 제 유튜브 채널이 잘 정착된다면 제게 상담 요청을 주셨던 신인, 연습생분들을 초대해 끼를 발산할 기회를 드릴 수 있는 ‘미니 웹예능’도 기획해보고 싶고요.”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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