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가 온다]②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온 당구, 새로운 대세 꿈꾼다

  • 등록 2019-11-18 오전 6:00:00

    수정 2019-11-18 오전 6:00:00

프로당구 PBA투어에서 활약 중인 ‘3쿠션 4대 천왕’ 프레드릭 쿠드롱.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감히 말하건대 30대 이상 남성이라면 당구큐 한 번 안 잡아본 사람은 없다. 하다못해 당구장에서 짜장면이라도 시켜 먹어봤을 것이다. 1990년대 PC방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기 전까지 당구는 성인 남성의 취미 문화 1순위였다.

하지만 당구는 그동안 ‘음지(陰地)’의 문화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청소년 탈선의 온상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동네 건달이나 불량 청소년들이 당구장에서 공공연히 음주·흡연·도박을 하고 패싸움을 하는 모습이 한국영화에 단골로 나오곤 했다.

1993년 4월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18세 미만 청소년은 당구장에 출입할 수 없었다. 지금은 청소년들도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당구를 즐길 수 있다. 2017년 12월 당구장이 실내금연체육시설로 지정되면서 담배를 물고 당구를 치는 모습도 이젠 옛날 얘기가 됐다.

당구는 원래 귀족 스포츠였다. 과거 그림이나 사진을 보면 남녀가 턱시도나 드레스를 입은 채 우아하게 당구를 친다. 해외 당구대회에서 선수들이 굳이 불편한 턱시도를 입고 경기를 하는 것도 이런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 세계당구연맹을 창설한 벨기에는 왕립당구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당구가 한국에 들어온 기원은 여러 설이 있다. 최근에는 조선 고종 때인 1884년 일본에서 당구대가 수입돼 호텔 등에 설치된 것이 한국 당구의 시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구가 처음 소개된 지 135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세계 당구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 당구장 수는 2만5000개가 넘는다. 전 세계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 매장이 2만3000여개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임이 틀림없다.

하루에 당구를 치는 인구만도 대략 270만 명이 넘고 우리나라 당구장 및 용품 시장 규모는 2조2000억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3쿠션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당구선수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는 “동네마다 당구장이 있는 한국의 인프라가 너무 부럽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반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프로당구가 세계 최초로 출범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올해 PBA가 시작되면서 남자 128명, 여자 64명 등 192명의 프로당구 선수가 새롭게 탄생했다. 2부 투어에 속한 200여 명까지 포함하면 선수 숫자는 2배 이상 늘어난다.

김영수 PBA 총재는 “PBA가 앞으로 계속 성장하면서 프로선수 숫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며 “향후 10년 이내에 1000여명의 전·현직 프로선수들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PBA는 당구를 더욱 쉽게 배우고 접할 수 있도록 더욱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레슨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순조롭게 발전할 경우 전국 당구장에 전문 레슨프로그램을 이수한 티칭 프로를 파견할 수 있다. 티칭 프로라는 새로운 직업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김영수 총재는 “PBA 출범 이후 당구 관련 업체뿐만 아니라 일반 대기업의 스폰서십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5년간 30개 정도 투어 대회가 늘어나면 스폰서십 시장규모는 현재 100억원대에서 3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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