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아직 남은 5.18 고통, 진정한 반성·화해로 이어지길" [인터뷰]①

5.18 다룬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로 스크린 컴백
"'노 개런티' 출연, 투자 이유 시나리오 완성도 때문"
"가해자들도 시대의 피해자…광주 시민 슬픔 봤다"
  • 등록 2021-05-07 오전 6:00:00

    수정 2021-05-07 오전 6:00:00

배우 안성기.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갔지만 그 때의 고통과 아픔은 아직 남아있음을 깨달았다.”

배우 안성기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에 개런티가 없더라도 출연하고자 했던 계기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6일 안성기는 ‘아들의 이름으로’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끝나지 않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한 ‘진정한 반성’의 의미 등에 대해 밝혔다. 안성기는 이번 영화가 “진정한 반성과 용서, 화해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아들의 이름으로’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안성기 분)이란 인물이 아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안성기에게는 지난 2007년 ‘화려한 휴가’에 이어 5.18 민주화 운동을 다룬 두 번째 작품이다.

안성기가 열연한 주인공 ‘오채근’은 평범한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1980년 5월의 기억에 괴로워하며 복수를 꿈꾸는 인물이다. 영화는 오채근의 시선을 통해 30년이나 지났음에도 끝나지 않은 5.18의 트라우마와 반성 없는 자들의 침묵을 조명한다.

안성기는 출연 계기에 대해 “그 시절에 대한 부채의식만으로 이 작품을 택한 것은 아니다”라며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좋았고, 그 안에 등장하는 오채근이란 인물을 통해 보여지는 이야기들이 마음에 들었다”고 회상했다.

안성기는 캐스팅 제안을 받고 대본을 읽은 지 하루 만에 이 영화 출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 개런티’로 출연한 것은 물론, 투자자로도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안성기는 “이번 영화에 ‘노 개런티’로 참여한 것 역시 제가 작품을 보는 기준에 이 작품이 들어맞았기에 이어진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완성도가 좋은 영화인데 예산이 부족했다”며 “진정성이 있고 확실히 완성도가 있는 이야기라면 출연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저로선 당연한 행동이었다. 이런 일로 ‘투자자’라는 말 자체를 듣는 것이 오히려 거북하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같은 5.18 소재를 다뤘지만, ‘화려한 휴가’ 때와 다른 차별성을 느낀 것도 출연 계기가 됐다. 안성기는 “5.18 역사를 다룬 작품은 많았지만, 가해자의 시선과 느낌을 느껴본 적은 없었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가해자의 고통과 아픔도 있음을, 그들 역시 시대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기억 속 1980년 5월이 어떤 시절로 남아있는지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그는 “영화 ‘바람 불어 좋은 날’을 촬영하던 때”라며 “촬영 중에 들어오는 소식들은 전부 나라에서 만든 소식들이었다. 정확한 사실을 알 수가 없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것 역시 그 일이 있고 한참 지나고 난 뒤였다”고 회상했다.

극 중 등장하는 액션 장면들은 모두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 극의 배경인 광주 무등산도 수차례 오르며 정상까지 등반하는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안성기는 “짧은 대목들이었지만 극에 나름 힘을 주는 부분들이라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영화에 다른 장르가 잠깐 들어왔다 나가는 듯한 느낌도 좋았다. 평소 체력 관리를 열심히 하는 터라 직접 소화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저예산 영화인 만큼 촬영 과정 내내 고난의 연속이었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분장이나 의상팀도 따로 없었다고 했다. 안성기는 “그런 경험은 이 활동을 하며 처음이었다”면서도 “각자가 알아서 준비를 해오고 열심히 임했다. 무엇보다 제가 현장에서 조금만 시무룩하게 있어도 현장 분위기 자체가 다운되기 때문에 주연으로서 느끼는 책임감도 컸다”고 떠올렸다.

이번 영화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남겼다.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나설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약자를 보호하고 그런 것들이 마땅한 일임을 가르쳐줄 수 있는 어른으로 보여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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