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순신 현수막' 막은 IOC의 편향된 이중잣대

  • 등록 2021-07-19 오전 6:00:00

    수정 2021-07-19 오전 6:00:00

대한체육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도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한국 선수단 거주층에 내건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뗐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지난 15일 숙소동에 걸린 현수막, 지난 16일 현수막 문구 문제 삼으며 욱일기 시위하는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 17일 현수막 철거하는 대한체육회 관계자.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항의를 받은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 숙소에 내건 ‘이순신 현수막’을 내렸다. ‘신에게는 아직 5000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가 정치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IOC는 한국 선수단 사무실을 찾아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대한체육회로선 울며 겨자먹기로 현수막을 철거했다. 이를 본 일부 일본 시민들은 현수막을 철거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번 일은 IOC의 편향된 이중잣대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겉으로는 정치적인 중립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기준은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져서다. IOC는 그전부터 일본의 공식 홈페이지 독도 표기에 대해 일본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한국 정부와 대한체육회의 항의를 무시했다. 또 욱일기 응원에 대해서도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그랬던 IOC가 ‘이순신 현수막’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이례적이다.

물론 그들의 입장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 내 들끓고 있는 도쿄올림픽 반대 여론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일본 정부와 조직위원회의 공식적인 문제 제기도 없었는데도, IOC가 호들갑을 떤 것은 ‘너무 지나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한체육회는 “대신 전범기인 욱일기 사용을 제한하기로 IOC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합의가 얼마나 실질적인 효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회가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상황에서 욱일기 금지가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지어 도쿄조직위는 “IOC와 대한체육회의 상호 협의 내용을 알 수 없지만, 욱일기 취급 방침에 변동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한체육회가 밝힌 입장과 180도 다르다.

현실적으로 올림픽 기간 일본 극우인사들이 경기장 밖에서 욱일기를 흔들고 시위를 해도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한국이 IOC나 도쿄조직위에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그들이 해결 의지가 없다면 소용없다.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기에 더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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