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 코드 "대중가수에게 LP·CD는 향수 아닌 희망"

레이디스 코드 '바이닐&플라스틱'을 가다
  • 등록 2016-11-15 오전 7:00:00

    수정 2016-11-15 오전 8:55:10

[이데일리 스타in 노진환 기자]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 주니, 애슐리, 소정(왼쪽부터)이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바이닐&플라스틱에 비치된 턴테이블을 이용, LP로 음악을 듣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LP로 음악을 들으니 소리의 질감이 뭔가 빈티지한 느낌인데 먼지소리 같은 잡음이 섞여 있는 게 좀 더 듣기 좋네요.”

레이디스 코드 주니는 바이닐&플라스틱 매장 1층에 설치된 턴테이블에 LP 한 장을 올려놓고 음악을 들으며 감탄사를 늘어놓았다. LP로 음악을 듣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2층 CD 코너에서는 지난달 발매된 레이디스 코드의 미니앨범 ‘스트레인저(STRANG3R)’가 전시된 것을 보고 애슐리, 소정과 함께 기뻐했다. 매장 직원으로부터 “모두 팔리고 전시된 거 한 장 남았다. 추가 주문을 해놓았다”는 말을 듣고는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소정은 “음원으로 매일 듣던 노래도 음반으로 선물을 받으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며 “내 경우 음반을 사면 그 가수의 팬으로서 진정성이 더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레이디스 코드와 최근 서울 이태원에 현대카드가 만든 음반매장 바이닐&플라스틱을 방문했다. 음원이 아닌 음반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정한 장소였다. 소정은 “예쁘게 꾸며놨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LP(바이닐)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한번 와보고 싶었다”며 반가워했다. 애슐리는 음악을 듣기에 좋아 이태원에 올 때마다 들른다며 앨범에 대한 추억담을 늘어놨다. “미국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 남미에서 온 친한 친구가 있었어요. 유승준 앨범을 줬더니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이후 그 친구는 K팝에 푹 빠졌죠.”

오프라인 앨범은 어느 새 ‘향수’가 됐다. 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가수들에게도 LP는 낯설어진 지 오래다. CD로 음악을 듣는 가수들도 많지 않다. 대중음악 유통의 중심이 앨범에서 음원으로 바뀌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시장이 변한 지는 벌써 10년이 넘었다. 대학가는 물론 중고교 앞에도 으레 몇 개씩은 있었던 음반 매장들도 지금은 찾기 어려워졌다.

“앨범시장이 커졌으면 하는 바람은 있죠. 한 장의 앨범을 완성하기 위해 정말 많은 스태프가 고생을 하거든요. 화보 촬영에 참여하는 스태프도 한둘이 아니고 삽입되는 종이의 재질과 활자의 서체를 정하는 것까지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지 않는 게 없어요. 음반을 산다는 것은 그런 제작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정성과 노력까지 오롯이 받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데일리 스타in 노진환 기자]걸그룹 레이디스 코드 소정, 애슐리, 주니(왼쪽부터)가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바이닐&플라스틱 매장에 비치된 자신들의 앨범을 보고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요즘은 특정 가수의 팬들만 앨범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매고를 늘리기 위해 앨범 내에 특정 멤버의 카드를 삽입, 수집을 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앨범에는 싱글의 경우 2~3곡, 미니는 5곡 안팎, 정규는 10곡 안팎의 노래가 수록된다. 각 노래들이 정성스럽게 완성돼 앨범에 담긴다. 가수, 기획사들은 많은 노래들 중 앨범 콘셉트, 스토리 라인 등 여러 요소들을 감안해 곡을 결정하고 앨범을 완성한다. 하나의 작품이다.

한곡의 노래는 그 작품을 이루는 구성 요소다. 물론 노래 한곡 한곡도 완성된 하나의 작품이지만 전체 작품에서 일부일 뿐이다. 음원 시장으로 바뀌면서 타이틀곡 중심으로 매출이 이뤄진다. 가수 입장에서는 정성들여 완성한 노래들 중 한 두곡만 대중에게 전달이 되는 셈이니 아쉬울 수밖에 없다. 새 앨범을 내고 “전 곡이 타이틀곡감”이라고 홍보를 하거나 “앨범을 내지 않고 음원만 발표하겠다”는 가수들이 나오는 이유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음원보다 앨범을 판매하는 게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고 가수의 다음 앨범 제작, 신인 육성을 위한 자금 확보에도 용이하다. 가수들에게도 이득이다.

음원의 경우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월정액 상품의 다운로드에 따른 기획사와 저작권자, 실연자의 몫은 곡당 총 490원이다. 이 상품으로 100만 건 다운로드가 이뤄진다면 4억9000만원이다. 그 마저도 다운로드보다 100분의 1 가격인 스트리밍을 더 많이 사용한다.

음반의 경우 소매상에서 판매가가 1만5000원일 경우 기획사와 저작권자, 실연자의 몫은 5000~6000원 수준이다. 1990년대만 해도 판매량이 100만장에 달하는 앨범이 꽤 있었다. 기획사와 저작권자, 실연자는 총 50억~60억원에서 배분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음반 매장은 여러 앨범을 진열해 놓고 판매를 한다. 차트 상위권에 스트리밍이 주로 이뤄지는 음원 사이트와 다르다. 소비자들이 진열대를 둘러보다 무심코 꺼내드는 앨범이 새로운 스타를 만들 수도 있다. 소정은 “인디 뮤지션들도 좋은 음악을 한다. 음악의 퀄리티는 인기의 차이와 별로 관계가 없다”며 “오프라인 음반시장 활성화는 그들이 주목을 받는데도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오프라인 앨범 매장들도 음반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카드는 전국음반소매상연합회와 최근 음반문화 저변 확산과 중소 음반 판매점들과의 상생을 위해 최근 이태원에서 ‘바이닐 페어’를 개최하기도 했다. 음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이들의 호소에 대중이 화답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 관련기사 ◀
☞ [풍자 in 최순실]①풍자 혹은 비판, 대중문화 최순실 게이트를 말한다
☞ [풍자 in 최순실]②침묵하던 풍자 개그, '최순실'에 입 열었다
☞ [풍자 in 최순실]③발라드 '최순실 게이트' 타고 변신…비판, 풍자 대중음악 봇물
☞ [풍자 in 최순실]④우주·곰탕·달그닥훅, '최순실 게이트' 풍자 3요소
☞ 혜리, 밤에도 빛나는 ‘하와이 여신’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