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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세계관, 탄탄한 스토리
‘왕좌의 게임’을 비롯해 영화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등 널리 사랑 받은 판타지물의 특징은 탄탄한 스토리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세워진 거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도깨비’도 마찬가지다. 우리 민간 설화를 가져와 의미를 더한다. 도깨비 김신(공유 분)와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분), 저승사자(이동욱 분), 도깨비 가신(육성재 분), 삼신할머니(이엘 분) 등 친숙한 캐릭터를 재해석해 입체적인 캐릭터로 재가공했다. 이들 간의 관계는 전생과 환생 등으로 얽히고설켜 있다. ‘푸른 바다의 전설’ 역시 우리나라 최초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심청(전지현 분)과 허준재(이민호 분)의 인연은 오랜 과거에서부터 출발한다.
캐릭터는 개성이 뚜렷하지만, 이야기는 보편적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로맨스, 가족애 등을 내세웠다. ‘도깨비’에선 도깨비 신부만이 도깨비에게 내려진 저주, 즉 불멸의 삶을 끝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선택이 곧 그를 사라지게 한다는 아이러니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1화에선 ‘도깨비 신부’가 탄생하는 과정이 절절한 모성애로 그려져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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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최장수 드라마는 미국 CBS ‘가이딩 라이트(Guiding Light)’다. 1937년 NBC 라디오에서 15분짜리 연속극으로 시작해 1952년 CBS에서 TV 드라마로 탈바꿈했다. 2009년 막이 내릴 때까지 무려 72년 동안 1만 5700여 편이 방송됐다. 인물 간의 사랑과 미움, 질투 등을 담으면서 스토리를 꾸준히 확장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다. 각 캐릭터에 대한 전사(前史)가 풍성한 ‘도깨비’나 인간 세상에 찌든 남자 인어(조정석 분)가 등장한 ‘푸른 바다의 전설’도 자세히 다루지 않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대목이 존재한다.
전개 방식도 중요하다. 최근 시청자의 개입을 유도하는 전개가 승패를 좌우한다. ‘도깨비’는 2회 만에 다양한 궁금증을 쌓았다. 1회부터 향후 전개에 대한 여러 복선을 깔고 설명은 생략했다. 과거 김신의 여동생으로 추정되는 왕비(김소현 분)와 현재의 써니(유인나 분)를 동일한 옥가락지로 연결시키는 식이다. 이에 써니가 왕비의 환생이 아닌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토론이 오가는 등 시청자는 뜨겁게 반응했다. 이는 입소문 마케팅으로 연결됐다. 첫 방송 당시 6.9%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을 기록한 ‘도깨비’는 2회에 이르러 1.4%P 오른 8.3%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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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겸임교수는 “전체적으로 완성도 높은 이야기이면서 입체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전개 방식이라면 국내서도 판타지 시즌제 드라마도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여기에 치밀한 사전 기획, 파급력 있는 배우 등이 더해지면 한류 열풍까지 내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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