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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골프클럽 드라이빙레인지. 이틀 뒤 시작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 달러)의 개막을 앞두고 지은희가 뜨거운 태양아래서 다시 클럽을 휘둘렀다.
우승을 하고나면 마음이 느슨해진다. 지은희는 이틀 전 KIA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개인 통산 4번째 우승이자 지난해 10월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 이후 5개월 만의 우승이었다. 지난 8년 동안 우승 없이 보내다 최근 5개월 동안 2승을 거뒀기에 잠시 여유를 부릴 만도 했다. 그러나 지은희는 달랐다.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샷 감각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 손에서 클럽을 내려놓지 않았다. KIA 클래식 우승 뒤 밝힌 “세계랭킹 1위 그리고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며 목표가 괜한 소리가 아니었음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지은희가 ANA인스퍼레이션을 준비하며 자신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3가지 비결을 손꼽았다.
첫 번째는 한화의 믿음이었다. 2009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을 때 먼저 손을 내민 곳이 한화다. 지은희는 2013년 한화와 후원계약을 맺으면서 골프단에 입단했다. 이후에도 부진을 계속됐다. 그러나 2015년 재계약했고, 2017년 3번째 계약했다. 지은희는 “우승이 없었음에도 부담을 주지 않았던 한화가 있었기에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면서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었다”고 후원사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틴은 지은희의 부활을 위해 함께 노력했다. 2년 전부터 스윙코치없이 다닌 지은희는 캐디와 의논하며 스윙을 교정했다. 백스윙이 커지는 동작과 단순화하는 기술 등을 마틴의 도움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마틴은 대학시절까지 아마추어 골퍼로 활동했고 졸업 후엔 지역 프로골프투어에서 뛴 경험도 있다. 무엇보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음에도 떠나지 않고 자신의 곁은 지켜준 믿음은 둘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받쳐줬다.
세 번째는 김상균 한화골프단 감독과의 만남이다. 김 감독과는 한화골프단에 입단하면서 알게 됐다. 김 감독은 지은희를 영입하면서 “잘 할수 있는 선수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에게 큰 힘이 되는 한 마디다. 지은희는 김 감독의 믿음에 2번의 우승으로 보답했다. 지은희는 “김 감독님을 만나게 된 건 큰 행운이었다”면서 “지금의 스윙으로 고치게 된 것도 감독님과 상의하면서부터 시작됐고, 작년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구체적인 조언을 받으면서 캐디와 함께 연습해 완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잘 나가는 동료나 후배들을 보면 자극이 되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부럽기도 했고 자극도 됐다”면서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다시 일어선 지은희는 예전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더 노력 중이다. 그는 “느슨해지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며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지 연습을 더 많이 하게 된다”며 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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