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충무로 유망주 박혜수 "정면돌파형, 깨지고 또 일어나"(인터뷰)

연기력 논란 딛고 선 박혜수
촬영 전 출연작 '정주행'
"좋은 배우, 멋있는 사람 되고 싶어"
  • 등록 2019-01-09 오전 6:00:00

    수정 2019-01-09 오전 6:00:00

박혜수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서 자신이 멈춰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 같아서 안심했어요.”

‘스윙키즈’의 박혜수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신인’으로 영화계와 관객에게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이데일리 사옥을 방문한 박혜수는 호평에 이렇게 말하며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며 수줍게 웃었다.

박혜수는 1년전 연기력에 대한 의심을 받았다. 신인에게 연기력 이슈는 가혹할 수 있지만, 중요한 역할을 맡은 이상 면책을 기대할 수는 없다. 박혜수는 틀린 문제를 복습하듯 자신의 작품을 복기했고 연기를 분석했다. 신인이라 요령이 부족한 자신에게 학창시절의 공부방식이 연기에 도움됐다. 박혜수는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사람 맞나’ 싶을 만큼 ‘스윙키즈’에서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외국어 실력까지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과속스캔들’의 박보영 ‘써니’의 심은경을 발굴한 강형철 감독의 안목은 정확했다. 박혜수는 ‘스윙키즈’의 양판래 자체였다.

-1년 사이에 딴 사람이 됐다.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사람 맞나 싶다.

△연기란 게 시험문제처럼 정답이 없어서 어렵더라.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기는커녕 더 나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몇 작품 안 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확인하고, 맞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스윙키즈’는 그 과정에서 만난 작품이다. 다음 작품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부정하거나 숨기지 않고 그때그때 개선해서 고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치부를 들여다본다는 게 사실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여린 외모와 다르게 꿋꿋한 데가 있다.

△힘들수록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에 파고들어 다 까발리는 성격이다(웃음). 어떤 분들은 자기 작품 보기 힘들다고 하는데 ‘스윙키즈’ 전에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들을 모두 ‘정주행’했다. 한 장면, 한 장면 대본을 다시 보고 다시 읽고 녹음하면서 처음부터 연기를 다시 했다.

-그 과정이 마치 공부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연기는 공부와 다르지만 공부하듯 분석하는 접근법이 지금의 나에게는 효과적인 것 같다. 덕분에 초반만큼 갈팡질팡하지 않게 됐다. 이렇게 하다가 또 헤매거나 더 좋은 방법을 찾으면 그때 가서 수정하면 된다. 빨리 깨지고 빨리 일어선다.

‘스윙키즈’ 스틸
-양판래는 댄스단의 유일한 여성으로 사내들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다. 한국인 미국인 중국인, 다국적 사람들로 모인 팀의 통역을 맡으면서 4개국어를 구사하는 능력까지 갖춘 모습이 인상적이더라.

△판래는 그 어떤 장면에서도 눈빛이 흔들리거나 목소리가 작아지는 법이 없다. 감독님이 판래에게 기대한 건 어느 순간에도 당당한 모습이었다. 판래 자체는 재능 많고 지켜보는 이들을 웃음짓게 하는 매력적인 여성이지만, 감독님은 생존을 위해서 4개국어를 하게 된 판래를 통해서 시대의 아픔을 담아내려 했다. 그래서 춤이든 노래든 언어든 잘 표현하고 싶었다. 학창 시절에 밴드 활동을 했었고 가수를 꿈꾼 적도 있다. 영어는 중학교 때 미국에서 10개월 가량 홈스테이 하며 익힌 것과 중국어를 독학으로 공부해오고 있어서 평소에 틈틈이 갈고 닦은 것들이 인물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됐다.

-‘스윙키즈’는 한국전쟁 직후의 이야기다. 시대적 배경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었나.

△외할머니를 통해서다. 판래가 1931년생이고, 외할머니가 1932년생이다. 20대 여성이 피난 속에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지 외할머니를 통해 간접경험 했다. 그 시절 집 마당에 사람이 들어갈 만큼의 큰 구멍이 많았단다. 그 만큼 여성에게 위협적인 순간들이 많아서였다. 그런데도 어느 집에서 밥을 하면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 밥을 먹곤 했다더라. ‘스윙키즈’는 비극적 시대를 그리지만 따뜻한 정서를 담아냈다.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건 영화가 아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외할머니는 영화를 보셨나. 대형 화면의 박혜수를 보며 가족들도 좋아했겠다.

△외할머니는 두 번 보셨다. 두 번 보니까 내가 더 잘 보이고 좋았다고 말하셨다. 예전에는 당신의 딸 그만 괴롭히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외할머니가 좋아하시니까 그 어떤 칭찬보다 기분이 좋더라. 부모님도 정말 좋아하신다.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스윙키즈’ 포스터로 바꿔놓고 친구들을 데리고 단체 관람도 하시는 것 같더라. 부모님이 처음에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얼마나 하겠어’ ‘저러다 말겠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러다가 딸이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고 밖에서 이런저런 말들을 듣게 되면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박혜수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눈시울을 붉혔다). 예전에는 나를 위해서 좋은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부모님을 위해서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향후 계획은.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그것을 통해서 동시에 배웠다. 막 잘 되고 싶은 생각보다는 과정을 즐기면서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는 게 최종 목표다.

박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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