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척] 아들 잃은 배우 이상희 "아내는 검은색 옷만 입어요"

  • 등록 2019-08-18 오전 7:00:00

    수정 2019-08-18 오전 7:00:00

영화 ‘추격자’ 중 이상희 (사진=캡처)
[이데일리 박현택 기자] 영화 ‘추격자’에서 소란스러운 엄중호(김윤석)을 향해 핀잔을 주던 경찰관.

스크린과와 무대를 오고가며 감초연기를 펼친 이상희는 지난 2010년, 유학을 보냈던 장남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상대와 긴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이상희는 법원이 5년여만에 그의 손을 들어주자 ‘반쯤’ 한을 풀었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상희는 “아들은 IQ가 150이 넘는 똑똑한 아이였다”며 “아빠처럼 영화쪽 일을 해보고 싶다길래 없는 살림에 현지에 있는 사촌형을 믿고 유학을 보냈는데, 그 먼 나라에서 시체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장남이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후, 남겨진 가족들의 삶은 무너져 내렸다”며 “아내는 아직까지도 꿈에서 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희의 사연은 지난 2016년 2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내 아들은 두 번 죽임을 당했다’라는 제목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상희는 “내 아내는 오랜 충격과 고통으로 현재 후각과 미각을 90% 이상 상실해 요양 중이다”라고 말하며 “아들의 죽음에 대한 정확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아내는 검은색 옷만을 입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법원 앞에 선 이상희 (사진=캡처)
이상희의 아들은 2010년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중 당시 17세였던 동급생 A씨와 싸우다 주먹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이씨의 아들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뇌사 판정을 받고 이틀 후 사망했다. 이상희 부부는 2014년 1월 A씨 거주지 관할인 청주지검에 수사를 요청했고 1심에서는 피고에게 무죄가 선됐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3일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상희는 “유죄 선고가 나와 그나마 죽은 아들의 억울한 마음을 조금 달래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내와 대화를 나눴는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대법원까지 가서 끝까지 진실을 밝혀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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