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엠블랙 미르 "올해 데뷔 10주년…팬들께 죄송할 뿐"

엠블랙 지오 결혼서 멤버들과 축가·사회
"5년 간 엠블랙 멤버 꿈 꿔…컴퓨터에 자작곡 쌓아둬"
"사회복무요원 근무, 인생 없어선 안 될 순간"
  • 등록 2019-10-01 오전 8:00:00

    수정 2019-10-01 오후 2:35:08

엠블랙 미르가 지난 28일 열린 엠블랙 지오·배우 최예슬의 결혼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미르 인스타그램)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엠블랙 멤버들과는 엠블랙으로 있었던 때보다 지금 더 돈독해졌어요. 예전에는 저희 모두가 어려서 대화하는 법을 몰랐고, 저는 특히 어려서 감정에 치우치기만 했어요. 시간이 지나니 후회가 되더라고요”

지난 28일 열린 ‘오예커플’ 엠블랙 지오와 배우 최예슬의 결혼식에서는 엠블랙 미르(29·본명 방철용)의 사회와 함께 멤버 양승호, 미르, 지오 등 엠블랙 3명이 직접 부른 축가가 화제를 모았다.

엠블랙 미르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5년이 넘는 시간동안 매일 똑같은 꿈을 꾼다. 엠블랙 멤버들이 다 등장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화해를 하며 웃으며 마무리 되는 꿈”이라며 “팀이 해체한 뒤 두려움에 가수활동을 피해왔지만, 사회복무요원 활동 중에도 꾸준히 곡을 만들었다. 100곡이 넘게 컴퓨터에 쌓여있는데 언젠가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꼭 노래들을 앨범으로 내야겠다고 다짐 중”이라고 말했다.

데뷔 10주년, 팬들에 죄송할 뿐

미르는 “멤버 (양)승호 형과 지오 형은 지금도 자주 만나고 있고 천둥이 형과도 연락을 하고 있다”며 “지오 형의 결혼은 이미 예상했기에 감회가 새롭지는 않았다. 지오 형이 처음 예슬이를 소개시켜주는 순간 ‘결혼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멤버들이 결혼식 축가를 부르게 된 일화도 털어놨다. 그는 “원래는 축가를 지오 형 혼자 부를 줄 알았는데 떨린다며 멤버들이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SOS 요청을 했다”며 “다섯명이 다 모였다면 좋았겠지만 승호 형과 저까지 셋이서 축가를 열심히 꾸렸다”고 말했다.

여전히 돈독하지만 팀 해체 후 생긴 감정의 골에 허우적 댄 적도 있었다.

실제로 지난 2월 MBC에브리원 예능 ‘비디오스타’에서는 엠블랙의 미르와 천둥이 2014년 팀 해체 뒤 5년 만에 처음 재회한 모습이 전파를 타 화제가 됐다. 미르는 이에 대해 “내가 먼저 대화를 해 볼 걸 후회가 됐다. 정말 사소한 오해로 5년 간 얼굴도 보지 않았는데 5년 간 쌓인 감정의 골이 직접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누니 5분 만에 풀렸다”며 “그 당시의 저는 세상의 모든 게 원망스러웠다. 나 자신과 회사, 멤버들, 지구상의 모든 존재가 원망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방송 출연을 계기로 (천둥이 형과)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최근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미르방-MIRBANG’에서 ‘아이돌들은 왜 해체하는 걸까’란 영상을 통해 엠블랙 해체 당시와 이후 느낀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엠블랙의 노래를 들으면 어릴 때의 생각이 떠올라 행복하다가도 더 이상 엠블랙이 엠블랙으로 활동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마음 아파져요. 그래서 5년이나 지난 지금도 엠블랙 노래를 부르지도, 들을 수도 없어요. A+분들께 그저 죄송한 마음 뿐이에요. 엠블랙이 올해로 데뷔 10주년인데 다섯명이 다 모이지 못한 상황인 것도, 그간 제가 활동을 많이 못했다는 것도, 가수로서의 매력을 더 이상 모여드릴 수 없다는 점도 그저 죄송스러워요.”

팀 해체 후 생긴 충격에 ‘카메라 울렁증’, ‘마이크 울렁증’까지 생겼다. 미르는 “엠블랙 데뷔 후 첫 방송에서도, 첫 콘서트에서도 떨지 않던 제가 이준 형, 천둥 형 탈퇴 후 3인 체제로 개편돼 새 앨범을 냈을 때 극도의 두려움을 느꼈다”며 “그 앨범 작사를 제가 했고, 몇 번이나 사전녹화를 했는데도 무대에서 가사를 틀렸다. 그 때부터 울렁증이 시작됐다. 지금은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들어도 아직 손이 벌벌 떨린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음악활동의 꿈을 접지는 않았다고 했다. 미르는 “사회복무요원 기간 동안 집에서 정말 많은 곡을 만들었다. 언젠가는 극복해 꼭 앨범으로 낼 것”이라고 했다.

지난 2월 12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예능 ‘비디오스타’에서는 엠블랙 미르와 천둥이 5년 만에 재회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사진=비디오스타 화면 캡쳐)
예전 일기 웃으며 읽는 게 희망

노인케어센터에서의 사회복무요원 활동은 그에게 인생 두 번째 터닝포인트였다. 미르는 “아이돌 외에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겪어본 적 없는 새로운 환경에 맞닥뜨린 스트레스로 첫 5~6개월은 설사를 했다”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제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순간이었다. 어르신들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셨지만 인생을 몇 배 산 선배로서 제게 피와 살이 되는 가르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6개월을 견디고 나니 어르신들은 어느새 제 친구가 돼 계셨어요. 어르신들은 특히 저와 윷놀이, 화투, 장기 등 게임하는 걸 좋아하셨어요. 단지 ‘편찮으시다는’ 이유만으로 져드리지 않는 제가 신기하셨나봐요. 어느 순간 저와 게임에서 한 번 이겨보려고 까먹고 기억하기를 반복하며 연습을 열심히 하시는 어르신도 생겨났어요. 센터에 있는 동안 엠블랙 노래도 가르쳐드렸죠. 나중에 소집해제 후 들은 소식인데 제가 담당한 어르신들이 이후 점점 상태가 좋아지고 계시단 말을 듣고 정말 기뻤어요. 지금도 어르신들 보고 싶어 가끔씩이라도 센터를 방문하고 있고요.”

고등학교 때부터 매일 빠짐 없이 쓰는 일기 역시 그를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했다.

“2014년 팀 해체 당시 쓴 일기를 보면 마지막 줄에 ‘제발 미래에 이 일기를 보고 있는 내가 웃고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쓴 구절이 있어요. 지난해 정신 못 차리고 힘들어할 때 그 구절을 읽고 한 대 얻어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고, 이내 창피해졌어요. 예전의 저에게 너무 미안해 얼른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했죠.”

서른을 앞두고는 가족, 팬,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랑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30대에는 좀 더 열심히 살아서 2014년의 일기를 재미있게 웃으며 읽길 희망할 거예요.”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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