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애의 씨네룩]덱스터와 이병헌이 완성한 재난 블록버스터

씨네LOOK..'백두산'
  • 등록 2019-12-25 오전 6:00:00

    수정 2019-12-25 오후 5:38:32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백두산이 폭발한다.’ 이 여덟 글자에, 영화 ‘백두산’에 대한 모든 설명이 압축 표현돼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높고, 천혜의 자연을 품은 보고이며, 언제 분화할지 모르는 호기심과 공포심이 공존하는 산.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설정만으로도 이 영화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백두산’은 백두산 폭발로 초유의 재난을 맞닥뜨린 한반도의 위기를 그린다. 네 개의 마그마방이 존재하는 백두산에 1차 화산 폭발이 일어나 평양이 폐허가 되고, 그로 인한 강진으로 서울도 강남역이 붕괴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연쇄 폭발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마지막 4차 폭발을 막지 못할 경우 남북이 초토화되는 대재난을 맞게 되는 상황, 이를 위한 비밀 작전이 시작된다.

‘백두산’은 시작부터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강남역 붕괴 장면에서 도로와 건물이 뒤틀리며 갈라지고 무너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아비규환.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서 간신히 위기를 넘기며 질주하는 하정우의 카액션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스크린에서 리얼하게 펼쳐진다.

‘백두산’은 재난영화답게 비주얼적 쾌감이 큰 영화다. 백두산 폭발, 강남역 지진, 잠수교 해일, 현수교 붕괴 등은 덱스터(스튜디오)의 생생한 CG 기술 덕분에 역동적이고 긴박감 넘치는 장면들을 완성해낼 수 있었다.

하정우의 코믹한 연기는 웃기긴 하지만, 유쾌함이 긴장감과 미묘하게 엇박을 낸다. 2시간 내내 긴장된 상태도 보기가 불편할 수 있지만, 재난 상황에서 때 없이 불쑥불쑥 나오는 유머는 긴장감을 상쇄시켜 몰입감을 방해하는 듯해 아쉽다.

그럼에도 ‘백두산’에 재미를 더하고 블록버스터로서 중량감을 채운 것은 이병헌의 연기다. 이병헌은 입체적 연기로 예측 가능한 평면적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병헌은 남과 북의 운명이 걸린 작전에 키를 쥔 북한의 특수요원 리준평 역으로 경계에 선 인물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했다. 이병헌은 감정의 절제와 해제를 넘나들며 극에 비어 있는 인물의 전사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재난영화에서 필요로 하는 긴장감과 뭉클함을 선사한다. 극 중반부에 이병헌과 그의 아내로 카메오 출연한 전도연의 ‘투샷’은 영화 속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별점 ★★★☆(★ 5개 만점, ☆ 반점). 감독 이해준·김병서. 러닝타임 128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12월19일.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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