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OTT 히트 공식, 지상파에선 안 통하네

MBC '피의 게임'·SBS '더 솔져스'
플랫폼별 특성 무시..흥행 적신호
  • 등록 2021-11-24 오전 4:30:01

    수정 2021-11-24 오전 4:30:01

(왼쪽부터)MBC ‘피의 게임’, SBS ‘더 솔져스’. (사진=MBC, SBS)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유튜브 웹예능,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등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에서 흥행 소재로 활약한 ‘생존 게임’ 장르가 정작 TV 예능으로 옮겨지니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튜브, OTT가 최신 트렌드를 가장 먼저 가늠해볼 수 있는 플랫폼이 됐지만 방송사들이 자체 제작 및 방송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다른 플랫폼의 트렌드에 편승하려 했다가 이 같은 결과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MBC 예능 ‘피의 게임’이 대표적이다. ‘피의 게임’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진용진과 손을 잡고 내놓은 프로그램이다. 진용진은 올해 초 온라인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유튜브 웹예능 ‘머니게임’을 기획, 연출한 제작자다. 네이버 웹툰 ‘머니게임’을 실사화한 콘텐츠로, 밀폐된 공간에 갇힌 남녀 유튜버들이 약 4억 8000만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숨겨진 인간성의 민낯을 관찰하자는 취지로 8부작으로 제작됐고, 각 회차별 조회수가 평균 900만 뷰에 육박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MBC ‘피의 게임’은 ‘머니게임’과 비슷한 형식에 진용진이 크리에이터로 직접 참여한데다 이상민, 장동민, 박지윤, 최예나 등 인기 방송인들이 진행을 맡았다. 여기에 퀸 와사비, 덱스, 이나영, 박지민, 정근우 등 화제의 인물들이 나서 12회에 걸친 경쟁을 벌인다.

그러나 초반 기대와 달리 시청률 성적은 초라하다. 지난 1일 첫회가 1.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후 점점 하락하더니, 지난 22일 방송된 4회에선 0.9%까지 곤두박질쳤다.

시청자 황정혁씨는 “유튜브 ‘머니게임’과 별다른 차이점을 못 느끼겠다. 형식과 아이디어를 빌려 어설프게 따라한 느낌에 각종 심의의 제재를 받는 지상파 방송사 프로그램이라 유튜브보다 신랄하고 솔직한 재미가 덜하지 않나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게임 자체가 주는 재미와 독창성이 있어야 하는데 다른 생존 게임 장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던 배신과 복수, 연맹의 스토리만 반복돼 진부할 때가 많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19일 방송을 시작한 SBS ‘더 솔져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다. ‘더 솔져스’는 지난해 특수부대 훈련 과정 체험기를 생생히 그려 화제를 낳았던 유튜브 웹예능 ‘가짜사나이’ 시리즈와 채널A ‘강철부대’ 열풍에 힘입어 ‘특수부대 생존 예능’의 후발주자로 등장했다.

‘가짜사나이’는 2020년 가장 화제를 모은 인터넷 콘텐츠로, 시즌2까지 제작된 것은 물론 지난 1월에는 영화화까지 이뤄질 정도로 신드롬적 인기를 끌었다. 인터넷 방송인들이 해군 특수전전단의 훈련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그 안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관찰하는 형식으로, 남녀 불문 국내 특수부대를 향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후 지난 3월 스케일을 키워 특수부대끼리 생존력을 겨루는 채널A ‘강철부대’가 방송돼 7%에 가까운 시청률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더 솔져스’는 여기에 ‘가짜사나이’, ‘강철부대’보다 큰 스케일을 내세워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계를 무대로 열리는 밀리터리 서바이벌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국가 대표 특수부대원을 선발하기 위해 생존게임을 벌이는 방식이다. 여기에 각국의 전설적인 특수부대 출신 요원들을 멘토로 배치하고, 해병대 출신 배우 김상중이 진행을 맡았지만 첫방송 시청률은 2.8%에 불과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제작규모와 역량 자체는 방송사가 뛰어날지 몰라도 각종 심의와 수위의 지장을 받는 방송사의 구조상 유튜브, OTT 콘텐츠에 비해 표현의 자유 등 자율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른 플랫폼에서 성공한 콘텐츠가 방송사에선 흥행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는 만큼 방송사 자체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시도들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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