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벗어난 신동엽, 불사조의 비상

  • 등록 2012-12-23 오전 10:47:13

    수정 2012-12-23 오전 10:47:13

방송인 신동엽(사진-KBS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불사조의 비상. KBS2 ‘개그콘서트’를 등에 업은 김준호(36)와 ‘1박2일’ 이수근(37)도 막지 못했다. 방송인 신동엽(41)이 지난 22일 ‘2012 KBS 연예대상(이하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 2002년 수상 후 10년 만의 성과다.

화려한 부활이다. 동시에 강호동과 함께 ‘KBS 연예대상’ 대상 최다 공동 수상이란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지난 2002년 ‘KBS 연예대상’ 출범 후 대상을 두 번 받은 방송인은 신동엽과 강호동뿐이다. 신동엽은 대상 수상 후 “1회 때 ‘쟁반노래방’으로 대상을 받은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재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그만큼 혹독했기 때문이다.

신동엽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MBC ‘무한도전’과 ‘1박2일’ 등 야외 리얼버라이어티가 지난 2007년 이후 득세하자 고전했다. 콩트와 스튜디오 토크에 능숙한 신동엽이 방송가 새 트렌드에서 길을 잃은 탓이다. ‘대결 8대1’ ‘달콤한 밤’ 등 조기 종영의 쓴맛도 봤다. ‘신동엽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위기설’이 팽배했다.

방송인 신동엽
급변한 방송가 트렌드 속에서 빛을 잃은 신동엽은 지난 2011년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발판이 된 곳이 바로 KBS2 ‘안녕하세요’와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다.

‘안녕하세요’는 일반인들의 황당한 고민을 소개하고 공감해보는 토크쇼다. 짓궂은 소재를 재치있게 풀어내는 건 신동엽의 특기. 그가 오랜만에 뛰어놀 수 있는 ‘물’을 만난 셈이다. ‘안녕하세요’를 기획한 이예지 PD는 “신동엽은 엽기적이거나 ‘19금(禁)’사연을 특유의 익살로 버무리고 방송에 맞게 수위를 조절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가수들의 경연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은 신동엽의 순발력에 불을 댕겼다. 신동엽은 돌발 상황이 속출하는 녹화 내내 기지를 발휘해 흐름을 이끌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속에서 재치있는 입담으로 편안하게 분위기를 바꾸는 식이다.

소통 능력도 뛰어났다. 신동엽은 4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녹화 내내 무대 옆을 떠나지 않았다. “가수 두 명의 무대만 보면 우리가 기다리는 빵 먹는 시간이 온다.” 방청객이 지친 기색을 보이면 쉼 없이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띄웠다. 연예인 대부분은 공개 녹화라고 해도 진행 순서가 아니면 대기실에 들어가 쉬다가 촬영 때만 나오기 마련. 이를 고려하면 데뷔 21년 차 신동엽의 배려는 남다랐다. 청각장애인인 자신의 형이 가족의 대화에서 소외될까 봐 걱정하던 경험 때문에 듣는 사람의 상황을 챙기는 것이 몸에 밴 덕이다. 고민구 ‘불후의 명곡’ PD는 “신동엽은 권위적이거나 스타 의식이 없다”며 “녹화 내내 방청객의 분위기를 살피는 보기 드문 방송인”이라고 말했다. 정석희 방송평론가도 “‘불후의 명곡’과 ‘안녕하세요’를 보면 신동엽이 어떻게 보통 사람을 아우르는지 알 수 있다”며 그의 진행 능력을 높이 샀다.

신동엽의 재치와 순발력에 힘입어 ‘안녕하세요’는 MBC ‘놀러와’·SBS ‘기쁘지 아니한가, 힐링캠프’를 제치고 월요일 심야 토크쇼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불후의 명곡’도 초반 부진을 털고 SBS ‘스타킹’과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일 정도로 성장했다. KBS가 이 점을 높이 사 신동엽에게 대상 트로피를 준게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교석 방송평론가는 “김준호는 무게감이 약했고 신동엽은 대상후보에 오른 유재석·이경규와 비교해 출연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은 공이 컸다”고 신동엽의 대상 수상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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