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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부활이다. 동시에 강호동과 함께 ‘KBS 연예대상’ 대상 최다 공동 수상이란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지난 2002년 ‘KBS 연예대상’ 출범 후 대상을 두 번 받은 방송인은 신동엽과 강호동뿐이다. 신동엽은 대상 수상 후 “1회 때 ‘쟁반노래방’으로 대상을 받은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재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그만큼 혹독했기 때문이다.
신동엽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MBC ‘무한도전’과 ‘1박2일’ 등 야외 리얼버라이어티가 지난 2007년 이후 득세하자 고전했다. 콩트와 스튜디오 토크에 능숙한 신동엽이 방송가 새 트렌드에서 길을 잃은 탓이다. ‘대결 8대1’ ‘달콤한 밤’ 등 조기 종영의 쓴맛도 봤다. ‘신동엽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위기설’이 팽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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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는 일반인들의 황당한 고민을 소개하고 공감해보는 토크쇼다. 짓궂은 소재를 재치있게 풀어내는 건 신동엽의 특기. 그가 오랜만에 뛰어놀 수 있는 ‘물’을 만난 셈이다. ‘안녕하세요’를 기획한 이예지 PD는 “신동엽은 엽기적이거나 ‘19금(禁)’사연을 특유의 익살로 버무리고 방송에 맞게 수위를 조절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가수들의 경연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은 신동엽의 순발력에 불을 댕겼다. 신동엽은 돌발 상황이 속출하는 녹화 내내 기지를 발휘해 흐름을 이끌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속에서 재치있는 입담으로 편안하게 분위기를 바꾸는 식이다.
신동엽의 재치와 순발력에 힘입어 ‘안녕하세요’는 MBC ‘놀러와’·SBS ‘기쁘지 아니한가, 힐링캠프’를 제치고 월요일 심야 토크쇼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불후의 명곡’도 초반 부진을 털고 SBS ‘스타킹’과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일 정도로 성장했다. KBS가 이 점을 높이 사 신동엽에게 대상 트로피를 준게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교석 방송평론가는 “김준호는 무게감이 약했고 신동엽은 대상후보에 오른 유재석·이경규와 비교해 출연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은 공이 컸다”고 신동엽의 대상 수상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