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사시'의 꿀타임 갉아 먹는 PPL..구두에 뺏긴 시간

  • 등록 2015-07-06 오전 7:40:12

    수정 2015-07-06 오전 7:40:12

너를 사랑한 시간.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시청률이 올라서 더 불편하다.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이하 ‘너사시’)이 5일 방송에서 전국시청률 7.1%를 기록했다. 지난 주 6%대에 머물렀던 성적과 비교해 올랐다. ‘너사시’가 더 많은 시청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고, 결과적으로 ‘너사시’의 꿀 떨어지는 타임을 방해하는 간접광고(PPL)때문에 불편함을 감추지 못한 시청자들이 늘어나는데도 성공했다.

‘너사시’는 T구두브랜드에 얼만큼 많은 제작비를 받은 걸까. 돈이 아니라면 다른 뭔가가 있는 걸까.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PPL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시청자가 많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갑동이’ 등으로 웰메이드 드라마 연출에 호평이 자자한 조수원 감독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너사시’는 첫회부터 4회가 방송된 5일까지 꾸준히 구두 브랜드를 노출해왔다. 하지원이 극중 일하는 곳도 해당 브랜드다. 매장 업무를 담당하는 역할도 아니지만, 해치워야 할 재고가 많이 쌓여있다는 설정으로 그가 매장에서 직접 구두를 진열하고, 팔고, 고객의 마음을 돌리기까지 각종 매장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주요 배경과 설정 등이 PPL 업체의 브랜드나 제품 홍보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현실은 ‘너사시’ 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다만 하지원이 극중 구두와 운동화를 갈아신을 때마다 전 화면에 클로즈업되는 제품들을 볼 때마다 “오하나가 발이 피곤해 저런가보다”는 몰입 못지 않게 “저 구두도 T브랜드 상품인가보다”는 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극중 하지원의 발이 아플까봐 신발을 갈아신키는 장면이나 해변가에서 넋놓고 울며 모래가 잔뜩 묻은 발을 비춰주는 장면 등은 인물 간 케미스트리가 기대되는 신들이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하지원의 맨발이 구두 PPL로 연결되는 묘한 상황은 불편함을 배가시킬 수밖에 없다. 남자와의 관계에 무슨 일이 있을 때면 늘 방 청소를 한다는 오하나의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굳이 그의 방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T브랜드 구두 박스를 ‘짜잔!’ 비춰주는 연출은 실망감을 안기기도 했다.

‘너사시’에 이미 푹 빠진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PPL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제기하는 일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너사시’는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록 성공하는 상업 콘텐츠이자 하지원과 이진욱이라는 스타 캐스팅을 앞세운 ‘웰메이드 힐링 콘텐츠’를 지향한 바 있다. 그 기대치에 부응하는 세련된 자세를 잃지 않을 때 드라마의 품격이 올라간다. PPL을 과하게 쓰면서도 큰 방해없이, 알아도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재치로 드라마를 이끈 선례들이 많았다. 이제 고작 4회다. 생방송 촬영 일정이라 이미 찍어둔 분량이 많지도 못하다. 시청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는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는 뜻이다.

‘너사시’의 한 관계자는 “PPL은 글을 쓰는 작가를 비롯해 연출, 촬영하는 모든 스태프가 신경쓰는 부분이다”며 “PPL이라는 게 문제점부터 해결방안까지 다 알고 있어도 그대로 따르기가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최대한 그런 마음을 덜고 작품에 집중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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