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성민의 추억…도전 즐기며 소탈하고 유쾌

  • 등록 2016-06-27 오전 6:30:00

    수정 2016-06-27 오전 8:41:25

故 김성민(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간장에 레몬즙 좀 짜놓고 땡초라고 하는 작고 매운 고추를 썰어 넣으면 딴 거 필요 없어요. 맨밥만 비벼도 매콤한 게 진짜 맛있다니까요.”

김성민의 한마디에 브루나이 야시장을 뒤졌다. 2008년 3월이었다. 당시 기자와 사진부 후배는 김성민, 김성민의 매니저와 브루나이 화보 촬영을 가 있었다.

26일 최종 뇌사판정을 받은 김성민은 조금 수다스럽고 소탈하며 유쾌한 사람이었다. 작은 일도 재밋거리가 되면 들뜨는 듯했고 그걸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전파하려 하는 괜한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자신이 즐거우면 같은 소재로 남들도 즐겁게 만들려고 했다.

김성민과 친분을 쌓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다. MBC 일일 연속극 ‘인어아가씨’에서 주연을 맡아 중국어권 한류스타로 떠오른 뒤 ‘왕꽃 선녀님’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았던 시기다. 이후 자주는 아니더라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작품이 화제가 되거나 새로운 시작을 앞두는 등 인터뷰를 할거리가 생기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직접 전화를 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핑계로 만나 술잔을 기울인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자신이 대학 시절 자주 갔다던 작은 주점에서 소시지 부침에 소맥, 막걸리를 마시기도 했다.

브루나이를 간 것도 기자의 부탁이 계기였다. 드라마 종방파티 후 다른 배우, 스태프와 밤새 술을 마시는 스케줄이 있었음에도 기자의 부탁이라며 흔쾌히 들어줬다. 피곤한 상태에서도 웃으며 함께 비행기를 탔고 당시 검토 중이던 영화 시나리오를 보여주기도 했다.(그 영화는 투자에 어려움을 겪다 한참이 지나 촬영에 들어갔고 개봉했다.) 주류 판매가 금지된 브루나이에서는 현지인들처럼 말레이시아 국경을 넘어 맥주를 사오기도 했다.

배우, 연예인으로서는 도전욕이 넘쳤다.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발돋움하고 나서 김기덕 감독의 ‘시간’ 등 실험적인 영화에 출연했다. 작품, 역할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도전을 즐겼다. ‘남자의 자격’을 통해 예능에 진출한 것도 도전에 대한 열망의 결과물이었을 게다.

자신의 실수로 한차례 안좋은 일을 겪은 후 우연히 만났던 한 행사장에서도 그는 여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연예계 원로인 선배의 생일잔치에 다른 연예인들과 성악으로 축하 공연을 했다. 그는 여전히 유쾌했다.

지난 1월 출소 후 다시 한번 유쾌한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랐지만 그런 기회는 없었다.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으로 그는 이 세상을 등졌다. 부디 그 곳에서는 고통, 마음의 아픔 없이 편안하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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