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생' 정소민 "실제 연애, 대화로 푸는 스타일"(인터뷰)

  • 등록 2017-12-13 오전 6:50:00

    수정 2017-12-13 오전 6:50:00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차세대 ‘로코퀸’을 예약했다. 털털한 여자친구부터 외유내강 드라마 작가 지망생까지, 캐릭터는 조금씩 다르지만 매번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훨훨 날았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극본 윤난중, 연출 박준화,)의 윤지호 역을 맡은 정소민이다. KBS2 시트콤 ‘마음의 소리’, KBS2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 이어 3연타 홈런이다.

정소민이 연기한 윤지호는 명문대를 나와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인물이다.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던 그는 위기 끝에 집주인 남세희(이민기 분)와 계약결혼을 결심한다. 모진 소리 한 번 못하는 여린 마음의 소유자 같지만 강인함과 의외성을 지녔다. 정소민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해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이는 흥행으로 이어졌다.

정소민은 “내 자신과 닮은 캐릭터였다. 고민하는 지점이 맞닿아 있었다”면서 “저 역시 위로받고 공감하며 연기했다”고 ‘이번생’을 돌아봤다.

◇“운명적 작품…닮아도 너무 닮아”

극중 캐릭터는 정소민과 공통점이 많았다. 나이는 1세 차이로, 사색적인 성향이나 끈기 있는 성격 등이 비슷했다. 경남 출신 부모님 아래 1남1녀 중 맏이였다. 한예종 수석 입학생인 그 또한 모범적인 학창시절을 보냈다. 정소민을 염두에 두고 쓴 대본은 아닐까 싶었지만, 실제 모델은 윤난중 작가의 친구였다.

“처음 대본을 받고 운명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재미있는 대본이었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갔어요.”

‘이번생’은 30대의 사랑·우정·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만큼 공감의 힘이 중요했다. 직접 연기를 하는 정소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꿈을 먹고 살겠다고 결정했을 때 깜깜한 터널을 혼자 걷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깜깜할 줄은 몰랐다”는 자신의 대사를 곱씹었다.

“5년 전엔 마음이 조급했어요. 노력에 비해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작업 방식이 틀렸는지 의문도 들었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일이 외롭고 힘든 일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여유가 생겼다. 당시 치열했던 고민은 밑거름이 됐다. 성실한 하루가 쌓이면 언젠가 빛을 발한다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연기에 대한 고민은 이제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이라며 “지난해부터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웃었다.

때문일까. 최근 출연작 모두 좋은 성과를 거뒀다. 작품을 고를 때 기준에 대해 묻자 ‘흥미’를 꼽았다. “계산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그는 “줄거리나 캐릭터에 공감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노진환 기자
◇“실제론 마대표가 좋아요”

‘이번생’엔 다양한 커플과 캐릭터가 등장한다. 사랑 없는 결혼을 택하는 윤지호-남세희을 비롯해 새롭게 시작하는 커플, 결혼으로 고민하는 장수 커플이 등장한다. 이상형에 가까운 캐릭터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잠시 고민한 후 마상구(박병은 분)를 꼽았다.

“어머니가 ‘이번생’ 애청자였어요. 어느 날 마상구 같은 남자 괜찮지 않느냐고 하시더라고요. ‘너의 뾰족한 창이 찌르는 게 아프지만, 내가 찔려서 그 창이 무뎌진다면 그거 참 다행’이란 대사 때문에요. 그 부분에 공감했죠.”

그는 2012년에도 종합편성채널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을 통해 결혼이란 소재를 다뤘다. 그에게 결혼관을 묻자 “여전히 고민 중인 지점”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번생’에서 ‘결혼은 어른 대 어른이 하는 것’이란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면서 “다른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길 때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후반부 윤지호-남세희의 로맨스는 한 여인의 등장으로 흔들린다. 남세희의 첫사랑 고정민(이청아 분)이다. 모든 사실을 눈치챈 윤지호는 갑자기 남세희의 곁을 떠난다. 갑작스러운 전개에 일부 시청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정소민은 “실제 연애할 땐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다면 대화로 푸는 스타일”이라며 “각자 방법이 다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윤지호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일반적인 사람들은 적당히 나머지 단추를 꿰매서 입는다면, 윤지호는 하나하나 푼 다음 제대로 단추를 채워야 하는 성격인거죠. 미련할 수도 있지만, 윤지호는 그런 사람이에요. 윤지호의 선택을 저 역시 쫓아가려고 했어요.”

사진=노진환 기자
◇”미리 살아본 서른…여유 생겼죠“

1989년생인 정소민은 올해 스물아홉이다. 작품을 통해 서른 살을 미리 살았다. 그는 ”더욱 성숙해졌으면 좋겠다“며 기대와 설렘을 드러냈다.

“목표에 연연하기보다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행복해지는 길은 무엇인지 고민이 많아졌어요. 답을 아직 찾지 못했지만, 고민 자체도 재미있어요.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잖아요.”

한예종 연기과 출신인 정소민은 2010년 MBC 드라마 ‘나쁜남자’로 데뷔했다. 주로 로맨스 장르에서 싱그러운 매력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상대방과 깊은 호흡이 로맨스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 관련 작품이나 몸으로 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센 액션이나 무용하는 역할도 좋아요. JTBC ‘디데이’(2015)를 하면서 처음 경험해 봤어요. 보통 대사로 풀어갈 때가 많은데 직접 몸을 움직여야 하니까 색다르더라고요. 많이 배웠어요.”

그는 20대를 돌아보며 가장 잘한 일로 “배우란 직업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망설임 없는 답변이었다. “이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그의 얼굴엔 미소가 만연했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자신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요. 좋은 직업이란 생각이 들어요. 즐겁게 일하는 방법을 터득하다보니까 재미도 찾았죠.”

부드러운 말투에 힘이 실려 있었다. 마냥 사랑스러움이 아닌 이면에 숨겨진 단단함이 전해졌다. 정소민의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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