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순수의 시대', 나에겐 외로움의 시간이었다"

  • 등록 2015-02-28 오전 9:20:28

    수정 2015-02-28 오전 9:20:28

영화 ‘순수의시대’에서 왕의 타락한 사위 진을 열연한 배우 강하늘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방인권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배우 강하늘.

드라마 ‘미생’과 영화 ‘쎄시봉’으로 2014년의 끝자락과 2015년의 시작점에서 휘몰아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쎄시봉’ 개봉 후 만난 그를 영화 ‘순수의 시대’ 홍보를 위해 다시 만났다. 약 2주만에. 그리고 또 3주 후면 강하늘을 만난다. 영화 ‘스물’의 개봉에 앞선 홍보 때문이다.

솔직히 조금 질릴 법도 하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스타는 ‘노출’이 생명이지만 ‘잦은 소비’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강하늘을 찾는다. ‘쎄시봉’때 만났고, ‘스물’로도 만날테지만 ‘순수의 시대’로도 만나고 싶다는 생각. 그 의지는 강하늘 스스로 끌어내는 능력일터다.

‘쎄시봉’에서 노래하고 기타치던 윤형주가 ‘순수의 시대’에선 주어진 자리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남자로 변신했다. 너무나 다른 장르에서 차원이 다른 캐릭터로 녹아들었다. 그러니 늘 강하늘이란 배우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존재가 된다.

‘순수의 시대’ 속 강하늘.
“좋은 작품이면 전 다 합니다. 역할의 크기나 비중은 중요하지 않죠. 얼마 전 드라마 ‘펀치’에서 맞선남으로 특별 출연했던 것도 정말 감사한 기회였어요. 연극이나 뮤지컬을 계속 하는 이유도 무대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몸은 정말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맑아지는 느낌이거든요. 매 작품마다 다른 저의 모습을 발견해주시고, 그런 부분에서 ‘강하늘’이라는 존재를 의미 있게 받아들여주신다면 저로선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순수의 시대’가 언론시사회, 일반시사회 등을 통해 공개된 후 반응은 엇갈린다. 그 중에 강하늘과 관련된 후기를 찾아보면 “색다른 모습에 놀랐다”는 긍정적인 평과 “왜 이런 역할을 맡았냐”는 부정적인 평으로 갈린다. 강하늘은 ‘순수의 시대’에서 왕의 사위인 부마로 진이라는 인물을 연기했다. 아버지가 휘두르는 훈육의 매질보다 어머니가 감싸는 치마폭이 편한 인물이다. 책상은 멀리, 술상은 가까이 뒀다. 밤낮 없이 색(色)을 밝혔다. 노출도 감행했다. 여자도 때렸고, 겁탈도 했다.

‘순수의 시대’ 강하늘.(사진=방인권기자)
“제가 선택한 캐릭터였어요. 부마라는 자리에 앉아있지만 그 무게를 견딜 역량은 없는 남자. 한 사람이 갖고 있는 현실과 이상의 격차를 표현한다는 점이 흥미로웠거든요. 사실 연기하면서는 참 외로웠어요. 이랬던 적이 없었는데. 인격적으로 죄책감을 갖게 하는 캐릭터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강하늘’이라면 경험하지 않을 일이잖아요. 연기할 땐 인물 자체가 돼야하지만 사실 ‘강하늘’이었을 때도 있었어요. 겁탈 신을 찍고 나서는 한동안 그 장면이 제 눈 앞을 흐릿하게 만들기도 했고, 술을 찾아 마시기도 했죠.”

‘순수의 시대’는 강하늘에게 외로움의 시간이었다. 스스로와 싸워야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한 죄책감을 털어내기 위한 싸움이기도 했고,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넘어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싸움이기도 했다. 가희 역의 강한나, 김민재 역의 신하균, 이방원 역의 장혁처럼 관계가 얽혀있는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어려웠다. 사회적으로 비난 받고, 도덕적으로 손가락질 받을 만한 진이란 인물에게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는 과정이 특히 힘들었다.

‘순수의 시대’ 강하늘.(사진=방인권기자)
“제가 연기하는 역할이 강하늘은 아니니까, 그 인물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까지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진은 이해는 해도 공감은 참 힘든 사람이었어요. 어떻게 그런 타락하고 부패한 남자에게 공감할 수 있겠어요.(웃음) 이해를 공감으로 바꾸는 그 과정이 참 길었어요.”

배우가 힘든 시간을 보낸 덕에 관객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1398년 태조의 다섯 번째 아들인 이방원이 정도전 일파를 대상으로 핏빛 숙청을 일으킨 ‘왕자의 난’을 배경으로 한 ‘순수의 시대’. 다. 김재민이라는 정도전의 사위를 가상 인물로 세워 그와 함께 사랑에 빠지는 기녀 가희를 내세워 멜로 라인을 부각시킨 영화다. 청소년은 볼 수 없으며, 3월 5일 개봉된다.
‘순수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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