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에서 궁금한 사소한 몇 가지(인터뷰②)

  • 등록 2015-08-07 오전 7:40:00

    수정 2015-08-07 오전 9:10:02

(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종합편성채널 JTBC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은 꽤 단순한 프로그램처럼 보인다. 열두 명의 외국인 청년들과 유세윤, 전현무, 성시경과 게스트가 출연해 시청자의 고민거리에 대해 토론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만만하진 않다. 한 시간의 방송을 위해 제작진은 오늘도 뛴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은, 하지만 프로그램 인기의 밑바탕이 된 작은 비밀들을 김희정 PD에게 물었다.

Q. ‘비정상회담’에 상정되는 안건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A. 홈페이지에 ‘안건 상정’ 게시판이 있어요. 그곳에 올라오는 시청자 고민 중 몇 가지를 뽑아 제작진이 먼저 검토해요.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너무 어려운 주제도 피하죠. 두세 가지로 추려지면 작가를 중심으로 한 제작진이 비정상들과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죠. 이런 내용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묻곤 하는데 가장 공들이는 과정이에요. 토론이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비정상들이 어떻게 받아 들이냐가 중요해요. 각 나라의 문화가 달라서 반응이 다양하거든요. 어떤 고민은 이해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더라고요.

Q. 비정상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요?

A. 무엇보다 한국어을 잘해야죠.(웃음) 기술적으로 한국말을 잘하는 것과는 의미가 달라요. 유창하진 않아도 전달력이 있어야 하죠. 장위안이 대표적인데 한국어가 유창하진 않아도 어조에서 오는 미묘한 전달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출신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야 해요.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외국인도 있더라고요. 특정 대륙에 몰리는 것도 피해요. 그리고 이왕에 호감 가는 외모면 더 좋죠. 이번 개편을 통해 여섯 명의 멤버가 바뀌었는데 결정하는데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답니다.

JTBC ‘비정상회담’의 새 멤버들.
Q. 이야기가 나온 김에 새 멤버 자랑 좀 해주세요.

A. 그리스 출신인 안드레아스 바르사코풀로스는 한국어는 서툴지만 리액션 할 때의 표정이 좋았어요. 적극적으로 토론하려는 자세도 좋았고요. 니콜라이 욘센은 그동안 ‘살기 좋은 나라 1위’를 독식해온 노르웨이 출신이라는 것이 결정적이었어요. 일본에 유학한 적이 있어서 동양 문화에 대한 접근성도 높았죠. 프셰므스와브 크롬피에츠는 우리와 같은 피지배의 역사가 있는 폴란드 출신인 게 흥미로웠어요. 잘생긴 외모 탓에 날라리처럼 보인다는데 실제로는 엄청 똑똑한 친구에요. 이집트 출신인 새미 라샤드는 중동 문화권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도 하고요. 카를로스 고리토는 브라질 출신인데 대사관에서 일해서 그런지 남미 특유의 열정과 침착함을 겸비했어요. 나카모토 유타는 타쿠야의 빈자리를 채웠어요. 개편 당시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는데 타쿠야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일본인이라는 점에서 방송에서 보여줄게 많다고 봤죠.

Q. 여성 출연자는 왜 없나요?

A. 솔직히 말씀드리면 ‘비정상회담’ 출연 최종 후보에 여성 출연자가 한 명 있었어요. 피치 못 할 사정으로 출연이 무산됐죠. 남녀를 구분한 것은 아닌데 다양한 직군의 출연진을 섭외하다 보니 남성 외국인 위주로 꾸려지더라고요. 남자들끼리의 시너지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생각 외로 한국에 일하는 여성 외국인들의 직업이 다양하지 않았어요. 이제는 남성 출연자들만 출연하는 게 콘셉트처럼 됐는데 여성 출연자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에요. 언젠가 여성 출연진들로 구성된 스페셜 ‘비정상회담’도 만들 수 있겠죠.

Q. 출연 멤버들의 자리는 어떻게 결정됐나요?

A. 자리가 고정되진 않았어요. 안건이나 게스트에 따라서 출연진의 위치가 바뀌곤 해요. 적극적으로 토론에 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자리 배치를 통해 조성한다고 할까요? 예를 들면 역사적인 이야기가 나올 때 독일 출신 다니엘 린데만과 폴란드의 프셰므스와브 크롬피에츠를 옆자리에 배치하는 것 등이죠. 가장 중요한 건 출연 멤버들 모두가 돋보일 수 있게 하는 것이에요. 쉬운 것은 아니죠.

JTBC ‘비정상회담’
Q. ‘비정상회담’ 시청자 게시판이 비공개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외국에는 댓글 문화가 없어서 그런지 비정상들이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고 충격을 받는 경우가 왕왕 있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비공개로 전환했죠. 날카로운 지적도 좋지만 애정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와 스케줄이 겹치진 않나요?

A. 처음에 ‘비정상회담’ 출연진으로 제작되는 여행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걱정을 했던 건 사실이에요. 애를 물가에 내놓은 심정이라고 하면 될까요? 하지만 막상 방송을 보니 근심이 사라졌어요. 오히려 ‘아, 저렇게 살았구나’ ‘가족들은 저런 모습이구나’라며 시청자의 마음이 됐죠. 이야기로 들었던 것들을 직접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그곳에 따라가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제작진이 부럽기도 했어요.(웃음) 시차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은 안타까웠어요.

Q. ‘다시 쓰는 세계사’를 위해서는 준비하실 게 많을 듯해요.

A. ‘비정상회담’을 제작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객관성이에요. 세계사를 다룰 때는 사학과 교수님께 자문을 받는데 나라별로 역사 교육이 다를 때가 있어 혼선을 빚기도 해요. 하나의 역사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각 나라의 시선이 다를 수 있더라고요. 그럴 때는 자막으로 각 국가의 역사관을 개별 표기해 시청자의 이해를 돕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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