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그는 한신 유망주의 스승이었다

오승환.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오승환에 관련된 소식은 일본에서도 매우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한국에서 보도가 나오면 바로 일본 언론에서 반응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오승환과 한신 타이거즈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

기사를 보다 보면 오승환측 입장이 아니더라도 화가 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워낙 기사가 많다보니 그렇다.

닛칸 겐다이 등은 노골적으로 오승환을 깎아내리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오승환의 잘못을 침소봉대하여 자극적인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던 중 가슴을 아프게 하는 기사를 하나 보게 됐다. 히가시 스포츠가 11일 오후 인터넷판으로 보도한 기사였다.

기사는 한신이 오승환과 재계약 협상을 중단하고 새 얼굴을 찾고 있으며 오승환은 불구속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많이 알려진 내용으로 시작됐다.

중요한 건 중반 이후부터였다.

오승환 이탈은 단순히 한 팀의 마무리 투수가 빠져나간 것 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한신의 젊은 투수들에게 그는 ‘스승’이었다.

히가시 스포츠는 “오승환과 계약이 불발된 것이 알려지자 팀 내에서는 갈수록 낙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젊은 투수는 “올해의 오프시즌이야말로 오승환 선수와 개인 훈련에 가고 싶었다. 그토록 압도적인 성적을 남긴 사람이기 때문에 자율 훈련을 하며 여러가지 물어보고 싶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한신 관계자도 “ 지난 시즌 오프에 오승환의 개인 훈련지에 간 이와모토가 선발로 3년 만에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은 사이우치, 마츠다, 야마모토 등 젊은 투수들의 지도를 부탁하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승환이 그저 외국인 투수가 아니라 젊은 투수들의 스승 역할을 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런 모습을 기대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자율 트레이닝에서 오승환은 이와모토, 가네다 등 젊은 투수들과 함께 하며 술도 입에 대지 않는 금욕적인 자취 생활로 귀감이 됐었다. 그런 가르침은 후배 투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됐다. 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오승환과 함께 하겠다는 젊은 투수들이 줄을 섰던 것이다.

그러나 그 꿈은 이제 이뤄질 수 없게 됐다.

오승환은 야구 선수로서 미래마저 불투명해 졌다. 물론 법의 판단은 아직 최종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스승에서 피의자로 추락한 현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게 됐다. 최고의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선수였기에 그의 일탈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