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약체 예상 뒤집은 비결은 유쾌한 재난"(인터뷰)

'엑시트' 800만 돌파 임박
공동제작자 김정민 필름케이 대표
  • 등록 2019-08-22 오전 6:00:00

    수정 2019-08-22 오전 6:00:00

김정민 필름케이 대표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조정석·임윤아 처음부터 의심하지 않았다.”

조정석·임윤아는 ‘믿고 보는 배우’로 불리는 몇몇 배우들처럼 ‘티켓파워’가 있는 배우는 아니다. 두 사람이 주연한 영화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개봉 전만 해도 같은 날 개봉한 경쟁작에 밀리는 분위기였다. 그랬던 영화가 손익분기점 350만명을 넘기고 8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여름 영화의 최종 승자가 된 ‘엑시트’다.

‘엑시트’는 류승완 감독의 아내인 강혜정 대표가 이끄는 외유내강과 필름케이의 공동제작 작품이다. 최근 서울 강동구 천호동 필름케이 사무실에서 만난 김정민 대표는 “‘엑시트’가 성수기에 걸리면서 약체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며 “이야기가 명확하고, 연기력이 검증되면 흔히 말하는 티켓파워 있는 배우들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례를 얻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엑시트’는 조정석 임윤아 두 배우로 새로운 얼굴에 목마른 관객의 갈증을 달랬다. ‘엑시트’를 연출한 이상근 감독도 신인이다. ‘엑시트’는 이상근 감독의 첫 장편으로 7년간의 산고 끝에 빛을 봤다. 김 대표에 따르면 원래는 도심 재난 영화가 아니었고, 한 건물에서 탈출하는 지금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영화였다. 그는 “기획 개발 과정에서 캐릭터가 좋은데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다소 심심하다고 느껴져서 도심으로 확장했다”며 “그러면서 클라이밍 소재를 들여오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동하는 이야기로 펼쳐진 것이다”고 알려줬다. 파쿠르(주변 지형을 이용해 이동하는 운동)를 보는 듯 건물과 건물을 옮겨 다니는 장면을 위해서 세트를 지었다. 김 대표는 “보습학원, 웨딩홀 내부 일부만 실제고 헬스장, 고깃집 등 건물 대부분이 세트”라며 “세트장 촬영도 위험한데 실제 건물에서 찍을 수는 없었다”고 얘기했다. 세트 설치는 당연하게 제작비로 연결됐다. ‘엑시트’가 100억원대 영화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엑시트’는 청년백수 주인공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도 있지만, 일반적인 재난 영화와 다르게 유쾌하게 접근해 주목을 받았다. 김 대표는 “감독의 성향이 영화에 반영된 것인데 이상근 감독이 처음부터 재난에 희생되는 사람들이 없기를 바랐다”며 “나 역시 ‘엑시트’가 재난 영화지만 공포감보다는 주인공들이 재난을 돌파하는 이야기에 매료됐다”고 얘기했다. 극중 흥미로운 대목은, 용남이 건물 외벽에 붙은 사자 조형물을 올라타는 장면이다. 사자 조형물은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라이온 킹’을 연상시키며 기자들 사이에서 ‘상징적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는 “용남이 사자 이빨을 잡고 있는 장면은 콘셉트 아트를 만들 때에 그려놓은 키비주얼이었다”며 “의도치 않게 해석돼 곤란하다”고 오해임을 강조했다.

김 대표와 강 대표는 윈윈하는 관계이다. ‘남자이야기’(1998)의 연출부로 영화 현장에 발을 들인 김 대표는 ‘짝패’와 ‘해결사’를 작업하며 강혜정 대표와는, 마음 잘 맞는 프로듀서와 제작사 대표로 끈끈한 관계를 맺었다. 김 대표가 외유내강에서 나와 필름케이 회사를 설립한 뒤에는, 외유내강과 파트너십을 맺고 ‘베테랑’ ‘여교사’ ‘군함도’ ‘너의 결혼식’ ‘사바하’ 등을 함께 작업했다. 두 회사는 ‘군함도’ ‘사바하’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베테랑’ ‘너의 결혼식’ 그리고 ‘엑시트’까지 흥행작을 계속 내놓고 있다. 이는 두 회사의 철저한 기획력과 효율적인 프로덕션 때문이다. 투자사들은 외유내강, 필름케이에서 만드는 영화들은 시나리오보다 못 나오는 경우는 없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외유내강과 필름케이의 스타일인데 현장편집본과 최종편집본의 크게 다르지 않아서 삭제되는 장면이 거의 없다”며 “공들여 찍은 장면을 날리는 일이 없도록 역할을 해주는 게 프로듀서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짚었다. 이어 웃으면서 한다는 말이 “그래서 우리 회사 영화는 디렉터스컷을 만들래야 만들 수가 없다”다.

김 대표는 “앞으로 어떨지 모르겠지만 ‘엑시트’처럼 필름케이가 재미있는 영화를 하면서도 신선한 얼굴, 인재를 발굴해 업계의 변화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해결사’의 권혁재 감독과 ‘여교사’의 김태용 감독과 차기작을 준비 중인데 이후 영화들에 대해서도 관심 갖고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김정민 필름케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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