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빛 연인들', 이런 암 유발 드라마

  • 등록 2015-03-09 오전 7:25:30

    수정 2015-03-09 오전 7:28:01

‘장미빛 연인들’ 이장우 정보석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암 유발 드라마.’

MBC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이 해도해도 너무한 내용 전개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출생의 비밀, 무리수를 던지는 인물 간 갈등 구도 등 ‘막장 드라마’라 흔히 불리는 장치를 모두 품고 있는 ‘장미빛 연인들’. ‘욕 하면서 본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장미빛 연인들’은 ‘욕만 너무 많이 먹는’ 혹평을 듣고 있다.

실제로 ‘장미빛 연인들’의 시청률은 20%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후 방송되는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는 시청률 30%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고 8일 마지막 회에서 30%를 돌파했다. 막장 드라마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는 두 작품을 시청률만 두고 흥행 성공을 비교할 순 없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에 있어선 극명하게 갈리는 게 사실이다.

‘전설의 마녀’와 ‘장미빛 연인들’ 모두 무리한 설정,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 극단적인 캐릭터 성향에 대한 시청자의 반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하지만 ‘전설의 마녀’가 작품 자체를 두고 시청자의 ‘왈가왈부’를 이끌어내는 반면 ‘장미빛 연인들’은 시청자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지도 못하는 분위기다.

장미빛 연인들 이장우
‘장미빛 연인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최소한의 이해와 공감을 얻는데 실패하고 있다. 극중 ‘최대 피해자’로 그려지고 있는 박차돌(이장우 분)과 극중 ‘최대 가해자’로 전락한 백만종(정보석 분)의 깊은 간극에 빠져 작품이 허우적대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박차돌은 극중 아내인 백장미(한선화 분)와 그의 가족들에게 당하기만 했다. 그를 강하게 하는 유일한 장치는 딸 박초롱(이고은 분) 뿐이었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백장미(한선화 분)가 이해할 수 없는 온갖 행동을 해도 받아주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번갈아 가며 속을 썩여도 이해했다.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 ‘희생의 아이콘’이 돼 버린 차돌은 시청자에게 이해할 수 없는 남자가 돼 버렸다. 이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이장우에게 시청자들의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는 안타까운 형국이다. 8일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라면 “도대체 박차돌은 계란 세례에 밀가루 범벅이 돼서도 ‘장미야 시간 지나면 해결될테니 돌아오지마’라고 얘기하는가”란 가슴을 치게 만드는 전개의 답답함을 이해할 터다.

장미빛 연인들 정보석
‘막장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묘미가 되는 악역을 맡은 배우 정보석도 고충이 크다. 겉으론 선량하지만 속으론 칼을 가는 인물, 겉으론 웃지만 속으론 분노를 삭히고 있는 ‘두 얼굴’의 모습은 흔히 보던 악역과 다르지 않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아버지들의 악행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는 부성애로 용서되곤 했다. 하지만 백만종은 다르다. 차돌과 장미를 떼 놓기 위해 장미를 강제로 유학 보내고, 초롱이를 유괴해 차돌을 협박하며, 자신의 구청장 당선을 위해 “자식들이 나서줘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아빠의 모습은 ‘막장 캐릭터’에 대한 일말의 아량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8일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라면 “도대체 백만종의 저 어설픈 악행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며, 거기에 당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 바보가 될 것인가”란 갑갑함에 공감할 터다.

일부 시청자들은 그래서 ‘장미빛 연인들’을 ‘암 유발 드라마’라고 말하고 있다. 그만큼 화가 난다는 뜻이다. ‘장미빛 연인들’ 측에선 아쉽지 않은 시청률에 이렇듯 강렬하게 반응하는 시청자들의 모습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화가 난다’는 뜻이 드라마에 몰입한 결과인지, ‘도무지 조금도 이해할 수가 없어서’ 화가 난다는 반감의 표현인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장미빛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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