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명의 '톡투유' vs 499명의 '힐링'..같은 토크쇼, 다른 접근

  • 등록 2015-08-17 오전 8:14:49

    수정 2015-08-17 오전 8:18:28

김제동의 톡투유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일요일엔 ‘톡투유’가 하고 월요일엔 ‘힐링캠프’가 한다. 공교롭게도 같은 MC에 비슷한 포맷이다. 애석하게도 ‘톡투유’는 호평, ‘힐링캠프’는 혹평이 대부분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 ‘김제동의 톡투유’(이하 ‘톡투유’)와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가 상대평가의 시험대에 올라있다. 방송인 김제동이 원톱 MC로 나서고 있는 토크쇼다. 동일한 MC가 진행하는 유사 프로그램은 24시간을 격차로 시청자의 극과 극 시선을 받고 있다. 두 프로그램을 비교, 진단했다.

△日夜 종편 vs 月夜 지상파

먼저 절대적인 지표, 시청률이 두 프로그램의 희비를 엇갈리게 한다. JTBC가 제공하는 닐슨코리아 시청률 집계에 따르면 ‘톡투유’는 최근 영화 감독 류승완이 출연한 방송에서 최고시청률 2.8%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가 매일 오전 공개하는 시청률 지표상에서도 ‘톡투유’는 방송 후 2%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일요일 밤 9시 45분 방송되는 종합편성채널의 토크쇼라는 조건을 따지면 높은 수치다.

‘힐링캠프’는 지난 주 그룹 제국의아이들의 박형식과 임시완 등이 출연한 방송에서 전국시청률 3.8%를 거뒀다. 지상파에서 오후 11시 시간대에 방송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개편 전 ‘좋지 아니한가’라는 제목으로 이경규, 성유리 등 MC와 오랜 시간 시청자에게 노출돼 온 프로그램이다. 오후 10시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에 영향을 받는 호재도 누릴 수 있다. 이런 조건을 따졌을 때 ‘힐링캠프’의 시청률은 높지 않은 수치다.

△주연 김제동 vs 조연 김제동

‘톡투유’의 김제동은 주연이다. 김제동이 오랜기간 공연으로 선보였던 ‘토크콘서트’의 형식과 비슷하게 청중과 자신 사이의 공백을 줄이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같이 이야기하고 들어보는 과정을 통해 위로를 얻는다. 여기에 더해 주연으로 함께 섭외되는 게스트가 있다. 녹화 전 준비기간을 갖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의 주제를 골라달라”는 제작진의 요청에 따라 게스트는 이야기거리를 마련한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청중 앞에서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건드려줄 수 있는 ‘최적화 게스트’가 토크를 완성한다. 처음부터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토크의 장이 마련되는 환경 덕에 ‘톡투유’의 진행은 자연스러운 편이다.

비교하자면 ‘힐링캠프’의 김제동은 조연이다. 힐링을 위해 모인 캠프 같은 장소에 초대되는 주인공이 따로 있다. 개편 후 스타트를 알린 배우 황정민을 시작으로 최근 녹화를 마친 셰프 겸 방송인 홍석천까지, 사회 각계각층의 스타가 무대에 오른다. 할 말을 준비하는 자세보다 어떤 질문에든 성실히 답할 자세를 갖춰야 한다. 김제동은 청중이 궁금한 점을 게스트에게 묻고, 게스트가 이에 답할 수 있도록 돕는 진행자로 역할한다. 개편을 기점으로 김제동만 바뀌지 않고 모든 게 달라졌을만큼 그의 존재감은 묵직한 반면, 그가 프로그램에서 역할하는 위치는 애매하다. ‘힐링캠프’가 전체적으로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힐링캠프’.
△300명의 청중 vs 499명의 인터뷰어

프로그램의 희비를 엇갈리게 하는 요인은 김제동의 다른 활용법 뿐이 아니다. 청중에게 접근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톡투유’에선 300명의 청중이 자리한다. 매 녹화마다 청중의 숫자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300명 내외로 정해둔다. ‘톡투유’ 측은 미리 주제를 공지한다.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미리 알고 가는 게 당연하다. 내 얘기처럼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방청을 신청하는 식이니 ‘톡투유’를 채우는 청중의 몰입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방송된 ‘톡투유’에선 분노 조절법에 대한 생각을 교류했다. 정말 쉽게 “저 요즘 화를 참지 못해 미치겠어요”라고 툭 터놓고 이야기하면, “저도 그 마음 잘 아는데, 걱정말아요”라는 식으로 감정을 나눈다. “포도알 씨 발라먹을까보다”라고 과일 욕이라도 해보라는 웃음부터 터지는 허무맹랑한 너스레가 고민 해결이 되는 묘한 토크쇼다.

반면 ‘힐링캠프’는 출연자에 대한 고지가 딱히 없다. 방청일을 선택하고 방청 기준에 맞춰 신청을 하면된다. 이후 방청객으로 선정된 이들에게 제작진이 어떤 정보를 미리 전달하는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방송을 통해 접하는 ‘힐링캠프’의 이야기들은 깊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거 ‘힐링캠프’의 MC들이 사건 사고를 겪고, 개인적인 아픔까지 안고 있는 게스트들에게 조심스럽게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던 역할을 499명의 청중에게 마이크를 넘긴 식이다. 방청객을 ‘MC’라 표현하면서까지 이들에게 인터뷰어의 성격을 부여한 일은 ‘힐링캠프’라는 제목에 걸맞는 기획의도를 달성하기엔 무리수였다는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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