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보낸 악바리, '홀인원+우승' 두 마리 토끼 잡았다

군살 빠져 맞는 옷 없을 정도로 맹훈련
사흘동안 1위 놓치지 않은 퍼펙트 우승 원동력
특급 캐디 허든의 유머에 긴장 풀어
  • 등록 2016-05-02 오전 6:01:00

    수정 2016-05-02 오전 6:01:00

고진영이 1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3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동료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용인=김정욱 기자]
[용인=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사흘 내내 1위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퍼펙트 우승. “힘들었던 4월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5월에는 좋은 일만 가득할꺼라 믿거든요.” 대회 2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마친 후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전했던 고진영(21·넵스)의 바람이 거짓말처럼 이뤄졌다. 눈물은 보이지 않았다. “울고 싶지만 약해 보이는 게 싫어서 꾹 참고 있어요”라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징크스 아닌 징크스를 훌훌 털어버린 고진영에게는 5월 첫 대회인 제6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이 시즌의 진짜 시작이다.

◇행복했지만 아쉬웠던 2015년

고진영은 2015년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5, 제2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 오픈에서 우승하며 3승을 기록했다. ‘투어 2년차에 슬럼프가 찾아온다’는 속설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그리고 처음으로 참가했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2위를 기록하며 세계의 골프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어깨와 무릎 등에 무리가 왔고, 시즌 하반기에는 더 이상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주위의 시선도 따가웠다. ‘악바리’로 명성(?)이 높은 고진영에게는 오히려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기분 좋은 자극이었다. 2016시즌을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 동계훈련기간 동안 부상방지와 체력강화를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 비중을 높였고 부족한 쇼트 게임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군살이 빠지고 근육량이 늘면서 훈련 전에 입었던 옷들의 사이즈가 하나도 맞지 않을 정도였다. 정신 무장도 새롭게 했다. “루키의 심정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올 시즌에는 호주 출신의 캐디 딘 허든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최종 목적지인 LPGA 투어 진출을 고려한 새로운 선택이다. 투어프로 출신으로 캐디경력이 20년이 넘는 허든은 그동안 신지애, 유소연, 서희경, 장하나 등의 우승을 도운 ‘특급 캐디’다. 한국 선수들과의 좋은 호흡을 자랑 하고 있으며 특히 시즌 초반 고진영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을 때 그의 조언과 재치 있는 유머감각은 선수에게 큰 힘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등 공신은 허든이었다. 고진영은 “마음이 급해질 때면 바로 제지를 한다. 넉넉한 웃음이 전부지만 경기할 때는 큰 도움이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힘들었던 4월, 이제 5월의 여왕으로 다시 비상!

고된 전지훈련을 잘 마친 고진영은 2016시즌의 개막을 누구보다 기다려왔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바로 참가 했던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챔피언조로 출발해 우승 경쟁을 하였지만 이정민에게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열렸던 달랏 at 1200 대회에서는 감기와 장염 등으로 고생하며 1라운드 도중 기권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 했던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도 아쉬움만 가득했다.

딱히 나쁘다고만 할 수 없는 성적이었지만 박성현, 이정민과 함께 KLPGA 투어를 대표할 스타선수로 주목 받고 있던 터라 고진영의 4월은 유난히 길고 힘들었다. “뭘 해도 되지 않은 4월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한 대목에서 그의 마음고생을 짐작케 했다.

고진영이 바랐던 5월이 왔다. 그 첫날에 ‘메이퀸’으로 거듭났다. 그의 희망찬 여정이 기대되는 2016시즌이다.

고진영이 1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용인=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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