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보기 어렵네’ 갈수록 주는 온관상영

  • 등록 2017-04-21 오전 6:00:00

    수정 2017-04-21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온관상영이 감소하고 있다.

온관상영은 1개 스크린(상영관)에서 1개 영화가 종일 상영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데일리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 의뢰해 얻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멀티플렉스 3사의 온관상영 비율은 51.01%였다. 2014년(51.14%) 대비 0.25%, 2013년(55.31%) 대비 7.77%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영진위 관계자는 “2016년 집계는 오는 7월쯤 완료된다”며 “2015년까지는 온관상영 비율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온관상영이 준다는 건 교차상영이 는다는 얘기다.

최근 SNS 상에서 교차상영으로 화두가 된 영화가 있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주연한 스릴러 ‘미스 슬로운’이다. ‘미스 슬로운’을 포털에서 검색하면 ‘미스 슬로운 상영관’이 연관 검색어로 노출된다. 상영관을 찾으려고 사람들이 검색을 많이 해서다. ‘미스 슬로운’은 총기 관련 법안을 둘러싼 로비 전쟁을 그린 이야기로 한 포털에서 평점 9점대를 받을 만큼 관객의 만족도가 높았다. 그런데 개봉 2주차에 스크린 수와 상영횟수가 급격히 줄었다.

한 흑인 소년의 성장과 사랑을 그린 ‘문라이트’도 교차상영으로 관객의 선택을 받기가 어려웠다. 개봉 첫날 스크린 170개에서 상영했다. 170이라는 숫자는 교차상영을 고려한 수치다. 스크린 수는 실질적으로 그보다 더 적을 수 있다(1개 스크린에서 4개의 영화가 교차상영됐다면 전체 스크린 수는 4개로 산정한다). ‘문라이트’도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뻔 했지만 오스카 작품상 수상으로 관심을 모으며 뒤늦게 흥행한 ‘슬리퍼 히트 무비’가 됐다.

국내 상업영화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아니면 대부분의 영화들은 교차상영 신세다. 요즘 같은 경우 상영관이 10개인 극장이 있다고 하면 ‘분노의 질주:더 익스트림’ 한 편에 상영관의 절반을 몰아준다. 나머지 10여 개의 영화가 4~5개의 상영관을 시간대를 쪼개 나눠가진다. 시간을 ‘들여서’ 극장에 간다고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가 없다. 시간을 ‘맞추는’ 수고를 더해야 한다. 한 관객은 “강박적으로 영화시간에 내 스케줄을 맞추는 짓 좀 그만하고 싶다”고 교차상영에 대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극장수나 상영관은 한정이 돼있는데 개봉작은 점점 더 늘고 있다. 교차상영이 심해지는 배경이다. 지난해 스크린 수는 2575개로 전년(2424개)보다 151개 증가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는 총 1573편으로 전년(1203편)보다 370편이 증가했다. 스크린 1개가 늘 때 영화는 2.5편이 늘어난 셈이다. 스크린 잡기는 점점 더 하늘의 별따기다.

극장은 시장논리를 내세워 관객이 쏠리는 영화에 더 많은 스크린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온관상영 감소 및 교차상영 증가가 곧 스크린 독과점을 심화시킨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교차상영이 많아질수록 관객의 영화 선택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계 관계자는 “상영관은 한정돼 있는데 작품 수는 많고 극장도 극장 운영을 위해서 이윤 추구를 못하게 할 수 없다”며 “상영관을 늘리거나 영화를 극장에서 보여주고 봐야한다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제작사와 극장 관객 어느 쪽도 만족할 수 없는 구조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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