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서현진 “국악고 동창 한예리, 무용 병행 부럽다”

  • 등록 2016-06-30 오전 6:00:00

    수정 2016-06-30 오전 6:00:00

점프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배우 서현진이 인생작을 만났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연출 송현욱 극본 박해영)이다.

벌써 데뷔 15년 차다. 2001년 걸그룹 밀크의 멤버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2003년 그룹이 해체됐다. 배우로 다시 활동하기 까지 3년이 걸렸다. MBC ‘신들의 만찬’(2012), ‘오자룡이 간다’(2012), ‘제왕의 딸 수백향’(2013), ‘식샤를 합시다2’(2015)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 받았지만, 대표작은 아니었다. ‘또 오해영’은 돌고 돌아 그에게 간 작품이다. “대본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는 서현진의 말처럼, 오해영이 자신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매사 솔직하고 거침없는 오해영에 시청자는 함께 웃고 울었다.

천생 배우처럼 보이지만, 서현진은 지난해부터 자신을 배우라고 소개했다고 했다. “너무 불안정한 직업이라 도망갈 구석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캐릭터와 달리 조심성 많고 신중한 사람이었다.

다음은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이다.

(②에 이어)―박도경과 죽음의 순간이 갑자기 찾아오면 무엇을 후회할 것 같나.

△4세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한국 무용을 했다. 그걸 포기한 것을 후회할 것 같다. 물론 연기가 좋지만, 무용을 그만 둔 순간을 떠올릴 것 같다. 연기가 좋은 건 집중하는 순간이 좋아서다. 무용을 할 때 살면서 가장 집중도가 높았다. 한예리가 국악고 동창이다. 그 친구는 배우를 하면서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다. 부럽다.

―무용을 그만둔 배경이 궁금하다.

△제 의지로 무용을 그만뒀다. 그 학교(국악고)는 시험을 봐서 들어가는 학교다. 전학 오는 사람도, 가는 사람도 없었다. 내가 처음으로 나가는 사람이었다. 무용을 잘하고 있었는데, 길거리 캐스팅이 되서 순식간에 인문계로 가기로 결정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팔자라는 게 있나 싶은데, 그때는 무엇에 씌었던 것 같다. 부모님도 엔터테인먼트 쪽을 잘 몰라서 이쪽으로 오면 막연히 아나운서가 된다고 생각했다더라. 그렇게 학교를 바꾸고 나서 만날 울었다. 무용 같이 했던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나 왜 안 말렸냐’고 했다. 10년 동안 한 걸 순식간에 그만뒀다. 내 의지였지만, 내 의지가 아니었던 순간이었다. 돌이켜 보면 그때가 가장 좋았다. 나에게 찬란한 시절이었다.

―극중 오해영이 느낀 피해 의식이나 타인과의 비교를 공감했나.

△없는 사람이 있을까. 나 역시 느낀 적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말하고 싶지 않다. 내 피해의식이니까. 그렇게 날카로웠던 시절이 있었고, 때문에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연기했다.

―그 시절을 어떻게 극복했나.

△짐작하시다 시피 힘든 시간을 겪었다. 어떻게 극복했냐고 물어본다면 극복을 하지 않았다. 버텼다. 극복하는 분이 있다면 존경스럽다. 극복이 잘되지 않는다. 그게 됐다면 지금 나는 멘토링 강사를 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가길 바랐다. 할 줄 아는 것이 없고 또 용기가 없어서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나마 연기 학원은 꾸준히 다녔다. 시간도 해결이 안 되더라. 지금도 그 시기를 떠올리면, 아무렇지 않다고 할 수 없다. 그 시기 친했던 친구들이 지금 다 자리를 잡았다. 그땐 우리 모두 직업이 없었다. 지금은 직업이 있고, 그것으로 밥을 벌어먹고 살 수 있어 다행이다.

tvN 제공
―지난해 뮤지컬을 하면서 ‘배우라는 자각이 들었다’고 했다. 어떤 의미인가.

△그때부터 직업란에 배우라고 쓰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으면 ‘나는 배우’라는 자각이 없다. 스태프들과도 편하게 지낸다. 그게 편해서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 휴식 기간이 짧은 편인데, 선배님들 말씀이 그러다 고갈된다고 하더라. 마냥 쉬는 건 겁이 난다고 했더니 무대를 가라고 했다. 그래서 뮤지컬을 했다. 마지막 공연을 하는 날 그렇게 느꼈다. 드라마 현장에서는 도와주는 사람이 많다. 반사판으로 잡아주고, 앵글도 예쁘게 잡아준다. 감독님이 디렉팅도 준다. 무대 위에는 나밖에 업더라. 내가 알아서 다 해야 한다.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많다. 그제서야 배우라는 자각이 생겼다.

―그동안 배우라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

△너무 불안정한 직업이라 도망갈 구석이 필요했다. 섭외가 들어오지 않으면 아쉬운 거 없는 사람처럼 떠나고 싶었다. 한발 빼고 있었다. 그런데 ‘식샤2’를 하면서 연기의 틀을 깼다. 연기를 좀 더 즐겁게 하는 방법을 찾았다.

―한동안 ‘또 오해영’이 서현진의 대표작으로 불릴 것 같다. 향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줄 것 같나.

△그러면 감사하다. 다음 작품은 잘 모르겠다. 어쨌든 기억을 해주는 캐릭터가 있다는 건 감사하다. 평생 못 만날 수도 있지 않나. 게다가 그 작품이 내 마음에 드는 작품이어서 좋다. 슷로 본방 사수를 열심히 한 드라마다. 내가 애착한 드라마를 사람들이 기억해준다면 감사할 것 같다.

―입지가 달라졌을 것 같다. 희망하는 그림이 있나.

△계속해서 좋은 작품과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1,2년 하고 그만두고 싶지 않으니까 지금의 작품을 열심히 한다는 게 저의 목표다. 여러분 생각만큼 입지가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웃음) 달라지면 좋겠다. 안 달라져도 좋다. 촬영장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시청률이 안 좋았던 작품도 참 좋아했다. 분에 넘치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게 사라질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전문직 캐릭터는 한 번쯤 해보고 싶다. 직업이 있어도 깊게 들어간 적은 없었다. 말로 누군가를 속이거나 콧대를 눌러 줄 수 있는 말재주 좋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변호사든 사기꾼이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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