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김철규PD “허율, 쓰레기봉투신 놀이로 생각”(인터뷰②)

  • 등록 2018-03-21 오전 6:10:00

    수정 2018-03-21 오전 9:36:53

사진=‘마더’ 방송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지난 15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마더’(연출 김철규, 극본 정서경)는 아름다운 드라마였다. 어쩌면 기획 단계서부터 예상된 결과였다. 탁월한 영상미로 유명한 김철규 PD와 섬세함과 탄탄함으로 정평이 난 정서경 작가. 두 베테랑의 협업은 ‘마더’를 일본 원작을 버금가는 수작으로 완성했다. ‘마더’를 마친 김 PD를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모처에서 만났다.

(인터뷰①에서 이어)혜나 역의 허율은 400대 1을 뚫고 발탁됐다. “엄마 한번 만 더 유괴해주세요” 등 작품을 대표하는 명대사도 그의 몫이었다.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물오른 연기를 보여줬다.

△점점 캐릭터에 빠진 것 같다. 걱정도 컸다. 아동 학대를 소재로 하지 않나. 아이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지 않지만 그런 설정이 있으니까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다. 미니시리즈 자체가 일정이 힘드니까 그걸 다 견뎌내야 낼 수 있을까 싶었다. 부모님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고 또 상의했다. 일단 허율은 정신적으로 강하고 밝은 친구다. 현장을 재미있어 했다. 초반에는 오히려 들뜬 느낌을 가라 앉혔다. 처음에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방향으로 연기를 주문했다. 연기 경험이 없어 기술적으로 전무했기 때문이다. 새 얼굴을 찾은 이유가 있는데, 아역 특유의 ‘쪼’가 없는 친구를 원해서 그랬다. 또 아역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마스크가 있는데 허율은 그렇지 않아 좋았다. 다양한 느낌이 가능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친구였다.

―원작과 비교해 학대 장면이 많았다. 촬영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혜나가 쓰레기봉투에 버려지는 장면이 있다. 그 신을 촬영하는 게 너무 괴로워 되도록 순서를 미뤘다. 저를 포함해 어른들은 그 신을 촬영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천만다행으로 허율은 그걸 놀이로 생각하더라. 비닐봉투를 열면 까르르 웃었다. 어른들은 해당 신 때문에 다 울고 있는데, 허율만 즐거웠다. (웃음) 중반부 설악(손석구 분)이 납치한 신을 찍을 때도 그랬다. 주기적으로 심리 상담을 받았는데 심리상담사 말씀으론 너무 행복하다더라. 오히려 끝나고 나서 허전함을 느낄까 걱정이라고 할 정도로 현장을 즐겼다.

―시청자에겐 감정소모가 큰 드라마였다. 생각보다 배우들은 담담하게 촬영했다고.

△감정적으론 많이 아팠을 거다. 일정에선 그렇게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촬영에 앞서 감정에 대해 배우들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그래서 감정이 강한 신들이 다 한 번에 오케이(OK)가 났다. 13회 엔딩에서 수진이 체포된다. 모든 면에서 다 좋았는데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한 번 더 촬영했다. 그림은 첫 번째 테이크를, 오디오는 두 번째 테이크를 사용했다. 이 장면이 특별한 사례였다. 새벽 5시까지 촬영한 장면이 딱 하나 있다. 6회 엔딩이다. 영신이 홍희(남기대 분) 뺨을 때리면서 “당신이 우리 딸 버린 여자야?”라고 한다. 좁은 공간에 다양한 인물이 얽혀 있고 물건도 깨지다 보니 촬영이 오래 걸렸다. 전 제작 기간을 통틀어 유일하게 새벽까지 촬영한 날이다. 그 외는 밤신이 있어도 일찍 끝난 편이다.

사진=‘마더’ 방송화면 캡처
―주인공인 이보영은 어떤 배우였나.

△털털하고 격이 없다. 스태프들과도 편하게 어울린다. 때문에 이야기하기 편했다. 배우라는 직업의식도 투철하다. 드라마를 전체적인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한다. 무엇보다 감정이 풍부해서 수진이란 인물을 잘 표현해줬다. 차갑지만 깊은 감정을 지닌 인물 아닌가. 현실적으로도 아이의 엄마이고.

―수진의 엄마인 차영신 역의 이혜영이 큰 역할을 해냈다.

△이혜영은 독특한 캐릭터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강렬함이 있다. 이혜영의 색깔과 특성이 긍정적으로 잘 드러낸 엔딩이 6회와 15회 같다. 여러모로 인상적으로 남아 있다. 목소리나, 마스크도 현장에서 잘 어우러졌다.

―허율을 비롯해 손석구, 이정렬도 첫 드라마다. 의도적으로 새로운 얼굴을 찾았나.

△이미지가 소비되지 않은 이들을 찾으려는 노력을 연출자들은 한다. 배우 풀(pool)이 그렇게 넓지 않다. 자신의 드라마로 새로운 배우가 발굴되면 연출자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다. 설악 역은 대사는 없는데 존재감이 있어야 하고, 초반에는 분량이 적어 인지도 있는 배우 섭외는 어려웠다. 독립영화에서 손석구를 보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기억에 남았다. 수소문을 했더니 외국에 있다더라. 일단 연락해서 대본을 보냈다. 그 대본을 바탕으로 한 연기를 담은 동영상을 답신으로 보냈다. 그걸 보고 일단 귀국부터 하라고 했다. 눈빛이 인상적인 배우다. (인터뷰③으로 이어)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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