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만기’ 윤석화·‘예쁜누나’ 길해연, 베테랑의 품격

  • 등록 2018-04-24 오전 7:01:00

    수정 2018-04-24 오전 7:01:00

사진=‘우리가 만난 기적’&‘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방송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여자가 너무 고와도 남자가 불편하다.” 시어머니가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살갑지 않은 며느리가 마뜩잖다. “완벽한 내 아들”의 배필로 부족하단 생각뿐이다. 아들은 이미 중년을 바라보는 나이다. 그런 아들 주변에 사람을 붙일 만큼 아들에 대한 사랑이 지나치다 못해 넘친다. KBS2 월화 미니시리즈 ‘우리가 만난 기적’(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 이하 ‘우만기’) 속 황금녀(윤석화 분)다.

황금녀는 극중 갈등을 조장하는 인물 중 하나다. 아들 송현철A(김명민 분)의 일상에 끊임없이 개입한다. 시도 때도 없이 집에 들이닥치고, 직장도 불쑥 찾아간다. 그럼에도 밉지 않은 건 적절한 코미디 덕분이다. 황금녀가 불안한 신 아토(카이 분)는 때때로 그에게 주문을 건다. 황금녀는 홀린 듯 춤을 춰 망신을 당하지만, 이를 알기까지 오래 걸린다.

황금녀란 작명부터 전형적인 속물임을 말해준다. 우아한 미모 뒤엔 모든 문제를 오로지 돈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천박함이 숨어있다. 또 딸 송사란(황보라 분)도 있지만 오로지 아들 생각뿐이다. 아들의 사고 소식을 듣고 며느리부터 탓하거나, 아들의 행보를 오해하고 며느리에게 “남편이 밖으로 나도는 이유는 다 너에게 문제가 있다”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다.

이와 유사한 캐릭터는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 미니시리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 이하 ‘예쁜누나’)에도 등장한다. 윤진아(손예진 분)의 모친 김미연(길해연 분)이다. 진아와 승호(위하준 분). 같은 자식이지만 온도 차가 확연하다. 딸에겐 문제 많은 전 남친 이규민(오륭 분)과 재결합을 권할 만큼 ‘시집’을 닦달하지만, 아들은 어린 아이 취급을 하며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 안달이다. 마음대로 풀리지 않을 땐 “임원을 달지 못하고 퇴직한 남편 때문에 우리 집안이 무시당했다”고 남편을 다그친다.

위선적인 면모도 마찬가지다. 황금녀가 아들의 유일한 친구 딱풀이(최병모 분)를 위하는 척 부려먹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서경선(장소연 분)-서준희(정해인 분) 남매를 겉으론 친자식처럼 대하지만, 승호에게 “공부 머리와 미대 머리가 같느냐”면서 “사회에 나가면 좀 더 도움이 될 친구를 만나라”고 충고한다.

‘분노 유발’ 캐릭터의 또 다른 공통점은 윤석화와 길해연, 베테랑 배우들이다. 그저 그런 ‘주인공의 엄마’로 캐릭터를 소비하지 않는다. 황금녀는 우스꽝스러운 면모를 추가해 캐릭터를 중화시켰고, 김미연은 생활 밀착형 디테일로 현실감을 높였다. 캐릭터의 입체성에서 중장년 배우들의 내공을 엿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여배우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역할의 폭이 크게 줄어든다. 중장년 남배우를 주인공으로 기용한 작품은 있어도 동일한 연령대 여배우가 주인공인 작품은 찾기 힘들다. ‘우만기’의 윤석화, ‘예쁜누나’의 길해연. 두 배우는 연기엔 나이가 없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두 ‘엄마’ 캐릭터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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