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걸캅스' '007'…스크린 젠더 스와프 활발

  • 등록 2019-07-30 오전 12:20:00

    수정 2019-07-30 오전 12:20:00

‘걸캅스’, 제7대 007에 발탁된 라샤나 린치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영화계 젠더 스와프가 활발하다. 대중문화에서 젠더 스와프는 콘텐츠의 성별을 바꾸는 행위를 가리킨다.

올해 국내외 영화가 성역할의 변화 등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추세다. ‘투캅스의 여성판’인 ‘걸캅스’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의미 있는 기록을 낸 데 이어 ‘007’ 시리즈는 제7대 007 역에 흑인 여성 배우 라샤나 린치를 캐스팅했다. 라샤나 린치는 지난 3월 개봉한 ‘캡틴 마블’에서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 분)의 동료 마리아 램보 역으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올 연말에는 데이지 리들리 주연의 ’스타워즈’ 9번째 에피소드 ’스타워즈:더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도 개봉한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7번 에피소드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부터 데이지 리들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젠더 스와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와 ‘스타워즈:깨어나 포스’이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1979년 시작한 멜 깁슨 주연의 ‘매드맥스’ 시리즈를 리부트한 작품이다. 조질 밀러 감독은 시리즈를 리부트하면서 멜 깁슨 대신 톰 하디와 샤를리즈 테론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사실상 샤를리즈 테론이었고 톰 하디는 조력자에 가까웠다. 샤를리즈 테론은 지구의 얼마 남지 않은 물과 기름을 차지한 빌런 임모탄에게서 인류 생존의 열쇠를 쥔 여인들을 구해내고 임모탄을 처치한다. 샤를리즈 테론이 머리를 삭발하고 온 몸을 무기로 무장한 채 거대한 트럭을 몰던 모습은 ‘걸크러시’ 그 자체였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4~6편이 루크 스카이워커, 1~3편이 아나킨 스카이워커 그리고 7편부터 데이지 리들리가 연기하는 레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국내에서 327만명을 동원한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는 명성에는 못 미치는 스코어이지만, 전 세계에서 20억 6822만 달러(한화 약 2조 440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그해 월드와이드 1위에 올랐다. 데이지 리들리의 등장은 ‘스타워즈’ 여전사의 탄생을 알렸다.

스코어는 부진했지만 ‘고스터 버스터즈’(2016) ‘국가대표2’ 등도 젠더 스와프를 시도한 작품이다. 뉴욕의 유령 잡는 4인조의 이야기를 그린 ‘고스터 버스터즈’는 2016년 네 명의 여성 배우들을 내세워 리메이크했으며, ‘국가대표2’도 2009년 하정우 김지석 김동욱 등이 출연한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국가대표’를, 수애 오연서 하재숙 김슬기 진지희와 아이스하키로 성별과 소재를 바꿔 리메이크 했다. 최근 개봉한 ‘맨 인 블랙:인터내셔널’이 새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남성 투톱이 아니라 크리스 헴스워스와 테사 톰슨으로 남녀 투톱을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맨 인 블랙:인터내셔널’은 성별 전환뿐 아니라 극중 대사에 “맨 앤드 우먼 인 블랙”을 넣어 더 직접적으로 젠더 감성에 대한 일침을 하는데 아쉽게도 흥행 실패로 메시지가 공허해졌다.

영화계의 활발해진 젠더 스와프 현상은 시대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2017년 말 할리우드를 시작으로 세계 각 나라로 퍼진 미투운동은 콘텐츠에도 젠더 감성을 반영케 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젠더 스와프는 콘텐츠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던 여성을 중심부로 이동시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이며 시대의 흐름을 타고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검증된 콘텐츠에 단순히 성별을 바꾸는데 그치거나 젠더 스와프가 다른 성의 소외로 이어진다면 대중의 공감을 얻기가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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