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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황하나의 남편 오씨의 지인을 만났다. 지인은 지난해 9월 오씨가 황하나의 죄까지 대신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그 이후 두 사람은 급하게 혼인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잠든 황하나에게 자신이 몰래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던 오씨는 지난해 12월 돌연 진술을 번복했고, 이틀 뒤 돌연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인은 “(오씨가) 밤 12시부터 경찰서 가는 날까지 제가 같이 있었다”며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파일에는 오씨의 육성이 담겨 있었다. 오씨는 ‘제가 하나를 몰래뽕 한 것은 아니잖아요. 뽕(필로폰) 저는 8월에 처음 접했는데 아직도 제 팔에 (주사를) 못 놓는다. 솔직히 말하면 황하나가 저를 놔줬다. 황하나는 제가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오씨가 지난해 9월 처음 경찰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가의 차가 도로 한복판에 주차가 돼 있었고, 오씨의 첫마디가 ‘마약 했으니까 자수하겠다’는 것이었다”며 “오씨가 본인이 혼자 다 했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황하나가 차량에 함께 타고 있었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주사기도 여러 대 발견됐지만, 오씨의 진술로 황하나는 조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오씨와 남씨 지인들의 제보를 통해 이들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음성파일 50여개를 확인했다.이들의 대화에서 텔레그램 마약 시장에 존재하던 ‘바티칸’이라는 이름이 등장했다.녹음에서 황하나는 “바티칸 1kg 훔친 거 다 여기 증거 남았네. 너 5억 해 먹었다며”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경남경찰청이 ‘바티칸 킹덤’의 총책과 그 일당을 검거했다는 뜻밖의 소식도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바티칸’ 닉네임을 사용한 사람은 20대 청년 이모씨였다.
이씨의 제보자는 “사건 조사받으면서 26살인 줄 알았는데, 다들 형님이라고 하더라”며 “장발에 깡마른 체격인 바티칸 곁에는 나이가 더 많은 직원 두 명이 함께 있었는데 바티칸을 ‘사장님’이라고 높여 부르며 순종했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바티칸은 군인 출신으로 알고 있다”며 “자기가 하던 얘기는 중위 출신이고, 건달 출신 아버지가 있는데 어디 생활하는 보스의 아들이라고 소개를 받았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이 제보를 근거로 사건 윤곽을 잡아가던 중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억울함을 호소한 편지의 주인공은 바로 ‘바티칸 킹덤’ 총책으로 밝혀졌던 이씨였다. 수감 중 직접 쓴 손 편지에서 이씨는 “황하나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다. 진짜 마약 총책은 따로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