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100만 돌파①]76년의 사랑이 요즘 20대를 울렸다

11월 27일 정식개봉 후 입소문 광풍
20대 男女 주관객층, '충격과도 같은 감동'
100만 돌파 이어 '워낭소리' 넘을 것 관측
  • 등록 2014-12-15 오전 7:22:02

    수정 2014-12-15 오전 7:47:17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76년 간의 사랑이, 추운 겨울 관객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하 ‘님아’)에서 실제 이야기를 담아낸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님아’는 지난해 말까지 1년 4개월에 걸쳐 이들 노 부부의 일상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3년 전 KBS1 ‘인간극장’의 ‘백발의 연인’ 편에 출연한 노 부부의 모습을 본 진모영 다큐멘터리 감독이 설득 끝에 이들의 삶을 스크린으로 옮겨냈다.

노 부부의 사랑은 남보다 내가 우선시되고, 헌신보다 계산에 익숙한 요즘 관객에게 ‘충격’과도 같은 감동을 줬다. 14세 소녀가 89세 할머니가 됐고, 23세의 청년에서 98세의 할아버지가 됐다. 노 부부는 12명의 자식을 낳고도 서로 바라보는 삶을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왔다. 청소년 시절부터 청년, 중년, 노년까지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다른 할아버지 품에 안기니 좋던가요?”라는 할머니의 투정, “내가 바다에 빠지면 당신도 빠질 거요?”라고 묻던 할아버지의 농담은 가슴 따뜻하게 관객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노 부부의 사랑은 진실했다. 길 한 켠에 쌓인 낙엽 더미에서 즐거움을 찾았고 눈 녹은 개울을 손잡고 건널 이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열네 살에 만났는데 일꾼일 줄로만 알고 ‘아저씨, 아저씨’ 부르며 살았다”는 말은 우리 근현대사의 민초들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어린 내가 다칠까봐 건드리지 않더니, 만지기만 하던 게 버릇이 돼 이젠 내 살이 닿아야 잠을 잔다”는 말에는 사랑을 넘어선 그 어떤 감정을 가늠하게 한다. 늦은 밤 화장실을 찾은 할머니가 무섭다는 말에 밖에서 말동무를 해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관객은 미소 지었다. 촬영 도중 건강 악화로 임종을 앞둔 할아버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이렇게 석 달만 더 살면 내가 얼마나 반갑겠소”라던 할머니의 혼잣말에 관객은 눈물을 쏟았다.

‘님아’는 지난달 27일 186개 스크린에서 개봉돼 1만4805명의 관객을 불러들였다. 입소문이 나더니 하루 평균 5만 관객을 넘어섰고, 급기야 지난 13일 728개 스크린으로 확대 개봉돼 하루에만 24만765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순제작비 1억2천만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한 달도 되지 않아 6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고, ‘인터스텔라’ 등 대작들을 제치고 15일 오전 6시 기준 1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님아’의 열풍을 보며 다큐멘터리 영화로 280만 관객을 동원한 ‘워낭소리’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까 궁금해하는 것은 세속적 계산일지 모른다. 오히려 이 영화가 요즘 시대에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주목해야 한다. ‘님아’에 열광하는 주 관객층은 뜻밖에 20대 남녀다. 전지현과 김수현이 나오는 로맨틱 코미디도, 전도연과 황정민 주연의 눈물을 짜는 멜로도 아닌 데 말이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20대 남녀가 노부부의 러브 스토리에 마음을 뺏길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지극히 일상적인 인물, 너무나 평범한 공간은 우리가 잊고 있던 부부, 가족, 나아가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범사를 초월한 ‘불변의 사랑’은 현실 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운 판타지로도 해석된다. 조명이 번뜩이는 클럽에 만나 하룻밤 풋사랑을 나누는 청춘도, 산과 들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중년도, 노 부부의 사랑 이야기에 극장 문을 나서면서 눈물을 한 바가지씩 쏟아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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